13일(현지시간) 시리아 알포레주 잔다리스에서 아이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에서 놀고 있다. 구조·구호 작업이 막히며 시리아의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 유니세프는 지진으로 인한 위생 악화로 시리아의 콜레라 추가 확산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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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강진 피해 구조작업이 매몰자 구출보다 생존자 지원으로 옮겨가고 있다. 기적 같은 구조 소식이 간간이 나오곤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생환에 대한 희망이 점차 잦아들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양국의 공식 사망자 집계는 3만7000명을 넘어섰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는 이날 튀르키예에서 3만1643명의 사망자가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리아서는 현재까지 5714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도 기적의 생환 소식은 이어졌다. 남부 카흐라만마라슈에서는 10세 소녀가 183시간 만에 구조됐고, 하타이주 마을에서는 13세 소년이 건물 잔해에 갇힌 지 182시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가지안테프주의 한 마을에서는 40대 여성이 매몰 17시간만에 살아나오기도 했다.
다만 추가 생존자 구조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있다. 통상 72시간으로 여겨지는 골든타임이 이미 지난데다, 영하의 날씨까지 덮치면서다.
에두아르도 레이노소 앙굴로 멕시코국립자치대 공학연구소 교수는 “잔해에 갇힌 사람은 5일이 지나면 생존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지고, 예외는 있지만 9일 후에는 0%에 가깝다”고 말했다.
13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부 카라만마라슈에서 한 남성이 무너진 건물 더미에 기대어 잠을 자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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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인력들도 이제 매몰자 구출보다 생존자들의 2차 재난을 막기 위한 구호 작업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추위와 배고픔, 추가 여진의 우려 등이 생존자들을 위협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매체들은 튀르키예 남부 아디야만에서 전염성이 높은 피부병인 옴이 발병하고 어린이들은 설사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구조·구호의 손길이 막힌 시리아의 인도주의적 위기는 더욱 심각하다. 가뜩이나 내전에 시달리며 국제 원조에 의지해온 시리아는 강진과 함께 콜레라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가디언은 “내전 때문에 북서부로 몰린 시리아인들에게 코로나에 이어 콜레라와 강진의 재앙까지 덮쳤다”며 “시리아에 가득한 슬픔과 절망이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도 지진에 따른 위생 악화로 시리아의 콜레라 추가 확산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지진이 강타한 시리아 북서부에서는 작년 9월부터 콜레라가 유행하며 현재까지 210만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시리아 반군 최대 파벌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의 지도자 아부 모하마드 알졸라니는 정부군 통제 지역에서 반군 장악 지역으로 구호 물품이 수송되는 것을 거부했다는 보도와 관련 “우리는 지진 직후부터 UN에 구호를 요청해왔다”면서 “우리는 위기 상황이며,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날 유엔과 시리아는 반군이 장악한 북서부에 국제사회의 구호 물자를 전달할 국경 통로를 두 곳 추가해 3개월 간 개방하기로 합의했다. 추가 국경 통로는 바브 알살림과 알라이에 열린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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