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지진 규모 뛰어 넘어
시리아 집계 지연…사망자 9300명 이를 듯
구조 골든 타임 넘겼지만 연이은 구조소식
시리아 구호 물자 준비됐는데 반군 “안 받아”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덮친 지진 피해 현장에서 사고 발생 159시간 만에 17세 소녀가 구조되고 있다. [타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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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강진이 덮친 지 일주일째인 12일(현지시간) 양국의 사망자 수가 3만3000명을 넘어섰다. 지진 발생 후 통상 72시간으로 여겨지는 ‘골든타임’이 두 배 넘게 흘렀지만 기적과 같은 생환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12일 튀르키예에서 사망자 수가 2만9605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리아에서는 최소 3574명이 숨지고, 5276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국가를 합친 총 사망자는 3만3179명으로 2003년 이란 대지진(사망자 3만1000명)의 피해 규모를 이미 뛰어 넘었다.
시리아의 경우 내전으로 정확한 통계 작성이 어려워 실제 사망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화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시리아 내 실제 사망자가 현재까지 9300명에 이를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다만 기적과 같은 생환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고 있다.
튀르키예 관영 아나톨루 통신에 따르면 이번 강진의 최초 진앙인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에서 17세 소녀가 건물 잔해에 갇힌 지 159시간 만에 구조됐다. 튀르키예 남부 아디야만에서는 153시간 만에 두 자매가 구조됐다고 현지 하베르투르크방송이 전했다.
그런가하면 고립됐던 생후 2개월 아기가 약 108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미국 CNN은 파흐레틴 코카 튀르키예 보건부 장관을 인용해 강진 피해가 심각한 지역 중 한 곳인 하타이주에서 생후 2개월 아기가 구조됐다고 전했다. 파흐레틴 코카 장관이 트위터에 올린 영상에서 아기는 젖병을 힘차게 빨았고, 카메라를 향해 활짝 웃었다. 현재 아기는 튀르키예 남부 아다나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강진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 중의 하나인 시리아 서북부 반군 지역에 대한 구호활동이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국제사회 제재로 직접 지원을 받지 못하다보니, 반군 장악 지역에는 지난 9일에서야 유엔의 구호 물품이 도착했다. 지진 생존자들은 추위와 전염병 같은 2차 재난에 노출되고, 약탈행위마저 기승을 부려 위협이 커지고 있다.
유엔은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사망자 수가 지금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도 보고서를 통해 “이번 지진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길 확률은 26%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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