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이 심화하는 가운데 아동복 시장은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백화점 성장을 견인한 주요 키워드도 '키즈'였다. 코로나19(COVID-19) 유행 완화와 함께 부모와 조부모, 고모, 삼촌까지 아이 한명을 위해 지갑을 여는 이른바 '에잇포켓' 현상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9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아동복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 늘었다. 같은 기간 스포츠(13%), 명품(9%), 여성복(9%)보다도 더 큰 폭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연간으로도 아동복 매출은 전년 대비 20.8% 늘었다. 골프웨어(34%), 아웃도어(24%), 명품(22.6%)에 이어 네번째로 높은 신장률이다.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해 4분기에만 15%(전년 동기 대비), 연간 20%(전년 대비) 매출이 늘었다. 현대백화점은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1~9월 동안에만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2.5% 늘었다.
그동안 유통업계에서는 출산율이 급격히 저하되는 흐름을 감안해 아동복 시장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해왔다.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2021년 기준 0.81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 국가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아동복 시장은 출산율과 정반대의 흐름이 이어지는 양상이다.
아동복 판매가 증가한 것은 사회적거리두기가 완화되고 학교가 정상 등교하기 시작한 덕분으로 분석된다. 아동복 매출 신장은 새학기 개학을 앞두고 있는 올 1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책가방 등의 수요가 늘며 올해 1월 백화점 3사의 아동복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0~16% 가량 늘었다.
여기에 더해 '아이 한명이라도 잘 키우자'는 심리로 인해 부모는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 삼촌까지 지갑을 여는 '에잇포켓'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족, 친지는 물론 주변 지인들까지 아이 한명을 키우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해서 '텐포켓'이라는 말도 나온다.
특히 디올 키즈, 버버리 키즈, 구찌, 몽클레르와 같은 '아동명품'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아동명품 매출은 1년전보다 55%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1~9월동안 매출이 36.9% 증가했다.
유통업계는 이런 추세를 반영해 아동명품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에서 펜디키즈, 수입의류 편집숍인 리틀그라운·한스타일키즈·매직에디션·지방시키즈·몽클레르 앙팡 등을 입점시켰다. 올 2월에는 압구정본점 지하2층 명품 아동코너에 베이비디올 매장을 신규 오픈하는 등 향후 아동관을 리뉴얼하는 점포를 대상으로 명품·수입의류 브랜드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자녀를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MZ세대 부모와 텐포켓족의 영향으로 명품키즈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민우 기자 min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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