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언론인 칼리드 아미리 트위터(@KhalidAmiri01)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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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로 구호물자를 실은 비행기가 떠난다는 소식을 들은 아프가니스탄 주민들이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공항으로 달려갔지만, 결국 루머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탈레반 정권 치하 아프간 주민들의 고달픈 삶을 보여준 해프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WP에 따르면 전날 밤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는 수백명의 남성들이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달려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이 남성들은 손에 짐도 들지 않고 큰 소리를 지르면서 공항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질주했다. 공항 경비원들이 위협 사격을 통해 이들을 제지했고 이 과정에서 다친 사람들도 있다고 WP는 전했다.
이번 해프닝은 탈레반 정권이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 발생 다음날인 지난 7일 “무슬림 형제들”을 구조하기 위해 긴급대응팀을 파견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데서 비롯됐다. 탈레반 정부는 구조 지원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이 전부였으나 입소문을 거치면서 구조대를 실어나를 비행기가 튀르키예를 출발해 카불 공항으로 오고 있다는 것으로 와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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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dulhaq Omeri (@AbdulhaqOmeri) February 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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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정부 대변인은 8일 오후 10시 트위터를 통해 아무런 서류 없이도 튀르키예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다는 것은 근거 없는 소문이라고 밝혔다.
WP는 이날 해프닝은 2021년 8월 탈레반이 카불에 입성했을 때 주민들이 카불 공항으로 쇄도했던 사태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탈레반 통치를 두려워한 주민들이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필사의 질주를 벌이고 심지어 이륙하는 비행기에 매달렸다가 추락하는 모습까지 전해지면서 충격을 준 바 있다.
WP는 이후 아프간인들이 탈레반 통치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지만 “소문만 믿고 성공 가능성이 전혀 없는 탈출 시도를 한 것은 오늘날 많은 아프간인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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