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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TEN인터뷰] 유연석 "욕하면서 보는 '사랑의 이해', 멜로판 '나의 아저씨' 반응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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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해' 유연석 종영 인터뷰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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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해' 배우 유연석./사진제공=킹콩 by 스타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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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저도 아직 이해가 안 돼요. 사랑에 관해 스스로한테도 물어보고 고민해봤는데, 그래도 이해가 안되는 게 사랑인 것 같습니다. 사랑은 정의하지 못하겠더라고요. 사랑은 제게 아직 '노이해'입니다."


JTBC 수목드라마 '사랑의 이해' 종영 인터뷰를 위해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유연석이 작품을 통해 사랑을 '이해'하게 됐냐고 묻자 이렇게 말했다.

'사랑의 이해'는 각기 다른 이해(利害)를 가진 이들이 만나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이해 (理解)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멜로 드라마. 유연석은 극 중 KCU은행 종합상담팀 계장 하상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

'사랑의 이해'는 현실 공감 멜로의 정수를 보여주며 멜로판 '나의 아저씨'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에 유연석은 "촬영 감독님부터 조명팀 등이 '나의 아저씨'를 찍었던 팀들이 많았다. 그래서 영상미가 '나의 아저씨' 같은 톤앤매너가 있었던 것 같다. 연출도 호흡을 요즘 드라마들보다 느린 템포로 가져가다보니까 그런 분위기가 '나의 아저씨'랑 비교해서 이야기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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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해' 배우 유연석./사진제공=킹콩 by 스타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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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해'는 사랑의 설렘과 풋풋함 뿐만 아니라 망설임, 지질함 등 사랑 때문에 초래되는 감정을 다각도에서 담아내고, 동질감을 불러일으키는 직장 내 풍경 등이 몰입감을 선사하며 마니아층을 견고히 만들었다. 시청률은 3%대 였지만, OTT나 온라인 화제성 순위 지표에서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유연석은 "주변 분들에게 재밌게 본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드라마를 잘 챙겨보지 않는 분들, 영화 쪽 계신 분들도 재밌게 보고 있다고, 웰메이드라고 표현해주는 게 너무 고마웠다. 시청률만으로 판단하기에는 애정이 많은 드라마"라며 "'사랑의 이해'는 보면서 할 이야기가 많아지는 드라마인 것 같다. 나도 본방송을 보면서 실시간 톡 같이 켜놓고 볼때가 있는데, 이렇게 열띨 정도로 토론을 하면서 볼 수 있나 싶더라. 입소문이 퍼지다보니까 애정을 가지고 몰입해서 보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개나 캐릭터 들이 모두가 납득가고 이해가지는 않지만, 각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나누고, 궁금한 게 많아지는 드라마라는 점이 매력인 것 같다. 넷플릭스에서 순위가 점점 올라가서 1등도 하는 걸 보면서 많이 사랑 받고 있구나 생각했다. 마니아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하상수라는 캐릭터에 대해 공감했냐고 묻자 유연석은 "나는 공감하면서 연기했다. 하상수가 겪는 감정적인 충동들과 고민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그가 왜 이런 고민과 선택과 후회를 겪는지 이해하면서 연기했다. 물론 남들이 봤을 때, 어떤 시선으로 봤을 때는 납득이 안 갈 수 있지만 나는 공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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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해' 배우 유연석./사진제공=킹콩 by 스타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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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석은 하상수를 멋있는 인물이 아닌 평범한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며 "원작에서 가져가는 인물의 성향이나 전개가 어떻게 될지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대본을 받아보면서는 원작을 잊고 드라마 상황 내에서의 인물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는 굉장히 호감형이고 좀 더 멋진 모습들이 있었는데 작가님, 감독님이랑 이야기하면서 평범한 느낌을 더 가져가도 될 것 같다고, 좀더 지질해도 될 것 같다고, 나도 그게 더 편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상수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묻자 유연석은 "비슷한 점이라기보다 나도 이뤄지는 사랑만 했던 건 아니니까. 어릴 때 짝사랑의 아픔도 있다 보니 상수가 겪는 외사랑에 공감이 됐다"며 "다른 점이라고 하면 나는 직장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서 매일 출근하고 반복적인 일상을 하면서 어색할 수 있는 만남들이 이어지며 생기는 복잡한 감정과 관계들에 소모가 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랑의 이해'에서 하상수와 안수영의 어긋남은 하상수의 망설임에서부터 시작됐다. 이에 유연석은 "상수는 결말을 앞서 생각하는데 습관이 있는 사람이다. 그 순간에도 미래에 관한 생각들을 순간적으로 한 거다. 그래서 갈등하고 멈칫하고 망설였지만, 그런데도 다시 갔는데 오해를 불러 일으킨거다. 망설임을 들키지 말았어야 했는데, 수영이가 그걸 보고 어긋나기 시작했다"며 "은행에서는 돈을 다루고, 대출 심사 과정에서도 수치상으로 평가하지 않나. 누군가를 사랑할 때 감정적인 마음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을 평가하고 갈등하게 되는 배경이 은행이라는 공간이랑 인물의 갈등 구조랑 비유돼서 표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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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는데 있어 계급이 매겨진다는 것에 이해가 갔냐고 묻자 유연석은 "나 역시 드라마를 찍으면서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됐던 것 같다. 보는 분들도 열변을 토하지만 부정할 수 없고, 그래서 현실적이라고 하는거다. 어떤 분들은 '사랑의 이해'가 하이퍼리얼리즘 드라마라고 하더라. 그런 갈등들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까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안수영에 대한 하상수의 마음은 사랑이었을까 연민이었을까. 유연석은 "마음이 쓰인다는 게 연민일 수도 있고, 그것 역시 사랑의 감정일 수도 있다. 수영한테는 그 마음쓰임이 있엇던 것 같다. 복잡해지고 돌아가게 되고, 힘든 길을 가게 된 게 결국 나의 망설임 때문이었다는 뒤늦은 후회가 깔려있다 보니 마음을 쓰게 될 수 밖에 없는 거다"라고 밝혔다.

하상수는 안수영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신에게 다가오는 박미경(금새록 분)과 교제를 시작한다. 그러나 결국 자신의 마음이 여전히 안수영에게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박미경에게 이별을 고하는 인물. 이에 하상수의 사랑을 욕하는 시청자들도 많았다고 하자 유연석은 "그러면서 보는 드라마다.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며 "넷 중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현실에서도 완벽한 사람이 있을까 싶다. 복잡한 관계 속에서 숨기고 싶은 감정선들을 시청자는 제3자의 입장에서 관통해가면서 보니까 이들의 사랑을 응원하지 못할 때도 있고, 험담할 때도 있는거다. 몰라도 될 거를 친절하게 보여주는 게 '사랑의 이해' 시점이다. 그래서 회차가 거듭 될수록 시청자층이 더 두터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본인이 하상수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유연석은 "이 상황을 이해 못하는 사람은 없을거다. 이해는 되지만 답답한, 자신은 저런 일이 없을거라고 부정하지는 못하는 거다. 내가 하상수랑 비교하기에 나는 너무 특별한 직업을 가지고 있고, 어떤 쪽을 선택할지는 그런 상황에 처해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그러나 나도 복잡하고 힘들었을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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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이해'는 매회 충격적인 엔딩으로 '엔딩 맛집'으로 불리기도 했다. 가장 놀랐던 엔딩을 묻자 유연석은 "종현(정가람 분)이가 경필(문태유 분)을 때려 눕히는 12부 엔딩"이라며 "너무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보는 분들도 종현이 경필을 때릴 때 소리를 질렀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문가영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유연석은 "드라마 초반에는 설레는 촬영을 하다 보니 어색함이 자연스럽게 살았던 것 같다. 또 그때가 유독 더워서 얼굴이랑 귀가 좀 빨개졌는데 시청자들이 얼굴과 귀로도 설레는 연기를 한다고하더라. 공교롭게도 더워서 그랬다"고 너스레를 떨며 "후반부에는 워낙 문가영 배우가 작품 경험이 많고 나이에 비해서 어릴때부터 활동했다 보니 집중해가면서 찍는데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수영이 캐릭터가 정말 어려운 역할인데, 장면에 따라서 냉정하게 굴 때는 정말 냉정하고 그런것들이 자연스럽게 잘 표현되게끔 너무 집중을 많이 해줬다. 미세한 감정들을 표현하는 게 우리 드라마의 매력인데 그걸 너무 섬세하게 표현해줘서 굉장히 몰입해서 표현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절친 역할로 나온 문태유와의 케미에 대해서도 "'슬의생' 때 같은 작품을 찍었지만 거의 마주칠 일이 없었다. 이번에 단짝 친구로 나오다보니 시작하자마자 말 편하게 하고 지내자고 이야기 했다. 태유가 골프를 못 쳤는데 나랑 스크린골프장에 다니는 설정이 있어서 골프도 같이 치러 다니고, 공연하는 것도 찾아가서 봤다. 너무 연기를 잘하는 친구"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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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유연석은 '사랑의 이해'를 선택한 이유로 30대 마지막 작품으로 멜로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유를 묻자 유연석은 "그때는 만 나이가 발표 나기 전이라"라고 웃으며 "올해까지 멜로를 한 번 더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30대에 표현할 수 있는 멜로의 이야기를 지금 이때 해보고 싶었다. 늘 작품 속 안에 멜로 파트는 있었는데, 온전히 멜로만 다룬 작품이 뜸했다. 그저 흔하디 흔한 사랑이야기를 집중해서 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랑의 이해'를 찍으면서 MBTI도 바꼈다고. 유연석은 "ENFP였는데 ISTP로 바꼈다. 상수의 감정들을 생각하며 지내다보니 그런건지 시기적으로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응답하라 1994'(2013)에서 칠봉이 역을 맡으며 큰 인기를 얻은 유연석. 그러나 갑자기 바뀐 환경에 고민도 많았다고. 그는 "데뷔하고 10년 만에 대중들이 나를 칠봉이로 기억 해줬다. 그때 너무 많은 분들이 찾아주니까 감당이 안된 것 같다. 혼돈스러운 시기였다. 원래 나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많은 분이 안 알아봐줘도 좋게 평가받았던 이유가 뭐였는지 고민했고, 상수처럼 좀더 평범해지려고, 나의 상수값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며 "1, 2년 사이에 너무 많은 변화가 생긴거다. 마이너스 통장이었는데 통장 잔고가 플러스가 된 셈이다. 이후 '낭만닥터 김사부'(2016)를 하게 됐고, 한석규 선배님 옆에서 많이 배웠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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