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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고데기’ 학폭 피해자 “가해자들 남 돕고 간호사 자격증도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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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채널S ‘진격의 언니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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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S ‘진격의 언니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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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더 글로리’의 문동은(송혜교 분)처럼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여성이 자신의 학폭 피해를 고백하며 가해자들에게 복수하고 싶다고 밝혔다.

7일 방송된 채널S ‘진격의 언니들-고민커트살롱’에는 과거 학교 폭력을 당했던 피해자 박성민 씨가 출연했다.

박 씨는 “친구들이 ‘더 글로리’의 이야기가 제 이야기 같다고 해 나오게 됐다”며 “가해자들에게 복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박 씨는 “중학교 2~3학년 때 동급생 두 명에게 학교 폭력을 당했다. 많이 맞았고 고데기로 화상을 입었다”고 답했다. 그는 오른팔에 선명하게 남은 화상 자국을 보여주며 “2도 화상을 입어 아직도 자국이 있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이어 “가해자들이 기분이 나쁘면 포크로 제 온몸을 찔렀다”며 “플라스틱 파이프로 때려 홍채가 찢어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온몸에 피멍 자국이 있었다고도 했다.

박 씨는 감금당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는 “가해자들이 우리 부모님께 내가 가출했다고 알리고 본인 부모님께 오갈 데 없는 날 재워줘야 한다고 거짓말했다”며 “(가해자들 집에) 한 번 가면 3일씩 감금됐다”고 말했다.

뒤늦게 학교 폭력 피해를 알게 된 박 씨의 부모님과 학교 측은 학교폭력위원회를 열어 가해자들을 처벌했다. 한 명은 처벌받았지만 다른 한 명은 봉사 40시간, 일주일 정학 처분으로 마무리가 됐다.

‘가해자들이 어떻게 살고 있나’라는 질문에 박 씨는 “SNS를 봤는데 단체 후원이라든지, 간호사 자격증,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땄더라”며 “화가 나기도 하고 소름 끼치기도 했다. 너무 화가 나서 말을 못 하겠더라”고 말했다.

이어 “어른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네가 걔네와 어울려서 그렇게 된 거 아니냐’는 말이다. 저는 잘못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MC 박미선이 ‘(가해자들에게) 어떤 복수를 하고 싶나’라고 묻자 박 씨는 “방송에 나오면 가해자들이 볼 거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가해자들이 알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미선은 “못된 것들은 끝까지 못됐다”며 “그들보다 더 잘 살면 된다. 드라마에서도 송혜교가 피폐해지지 않냐. 현실을 살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스스로 죄책감을 버려야 한다. 본인이 잘못한 게 아니다. ‘네가 맞을 짓을 했겠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잘못된 것”이라며 “잘 버텨서 칭찬해주고 싶다. 얼마나 힘든 시간을 스스로 버텨왔을지 우리는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위로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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