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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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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총선 때 위기 폭발할라···‘야당 심판론’ 조심해야”[위기의 민주당을 말한다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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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독주를 견제해야 할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존재감을 찾기 어렵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표 관련 검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메신저에 대한 신뢰가 추락하자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기 위한 메시지의 위력도 떨어졌다. 여권이 제기한 ‘방탄 프레임’에 당이 강조해온 ‘민생 제일주의’는 가려졌다. 정부의 국정 난맥상이 계속되지만 시민의 눈길은 야당으로 향하지 않고 있다. 이 대표 ‘사법 리스크’에 당력을 집중하면서 내부에서는 내년 4월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민주당 내부 성찰과 대안을 모색하는 연속 인터뷰를 진행한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총선에서 ‘야당 심판론’을 뒤집어씌우려는 여당의 의도에 말려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특검) 도입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태우자는 당 일각의 주장에 대해 “국회는 파행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에 대해서는 “(탄핵소추위원 역할을 맡을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스타로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원은 총선에서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 검찰개혁보다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민생 정책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이재명 대표의 36년 지기로서 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 의원을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인터뷰했다.

경향신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문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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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민주당은 위기인가.

“대선에서 패배한 상황 자체가 위기다. 이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해 단일대오를 유지하고 있지만 총선을 앞두고 위기가 어떻게 폭발할지 모른다. 당이 분열하지 않고도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합리적이면서도 개혁적인 공천을 할지가 관건이다. 여당이 제기하는 ‘야당 심판론’을 넘으려면 여당의 무능과 실정을 잘 드러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민생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들을 제시해야 한다.”

-지난 4일 장외집회 참석 소감은.

“윤석열 정권의 무능·무책임으로 고통받는 국민의 목소리를 민주당이 결집한 모습으로 제대로 전달하는 자리였다. ‘이재명을 짓밟아도 민생은 짓밟지 마시라’는 대표의 메시지도 좋았다. 다만 장외투쟁을 지속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가 다수당인 이상 국회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에 대한 생각은.

“서울 한복판에서 159명이 원인도 모르고 대참사를 당한 문제에 대해 ‘이 장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에 야당은 반응해야 한다. 다만 탄핵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려면 중대한 법률 위반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법적 요건을 충족하기 만만치 않다. 게다가 탄핵소추위원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다. 김 위원장이 탄핵하자고 하겠나. 김 위원장만 스타로 만들어주는 것 아닌가.”

-당내에 김건희 여사 특검 법안을 패스트트랙에 태우자는 주장이 있다.

“대통령 가족이라는 이유로 특권을 인정해서는 안 되므로 김 여사 관련 의혹도 특검이라도 해서 수사해야 한다. 다만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여야 간 상당한 물리적 충돌이 있고 국회는 파행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여당은 ‘야당 심판론’ ‘야당 발목잡기론’으로 뒤집어씌우려는 저의가 분명해서 걱정이다. 여당과 대통령의 모든 관심사는 내년 총선 승리다. 이를 위해서 민생을 파탄시켜도 좋다는 식이다. 그 의도에 말려가지 않도록 우리가 조심해야 한다.”

-이 대표 취임 6개월을 맞이해 잘한 점과 아쉬운 점을 꼽자면.

“대선 패배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탕평 인사를 통해 계파 패권주의를 극복하고 당의 결속을 어느 정도 이뤄낸 것은 성과다. 정권이 검찰을 앞세워 ‘이재명 죽이기’에 나서면서 이 대표의 ‘검찰 리스크’ 때문에 민생과 당무에서 성과가 알려지지 않는 면은 아쉽다. 여당이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노란봉투법이나 화물차주 안전운임제 같은 민생 의제를 적극적으로 챙겨야 한다.”

-민주당 지지율이 30%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국정 난맥상을 보이는데도 민주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는 이 대표 책임이라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과거 대선에서 패배한 정당이 집권당과 비슷하게 지지율을 유지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 대표에 대한 당원과 지지자들의 지지가 결집해서 지금 민주당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 총선 전망과 민주당의 승리 전략은.

“총선 판세는 한두 달 전에 결정된다. 그 때까지 당이 큰 실수를 하지 않고 분열하지 않아야 한다. 더 나아가서 대안정당·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총선에 대비해 지금부터 국민에게 신뢰받는 많은 인재를 영입해야 한다.”

-당심과 민심의 괴리로 중도층이 떠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로 불리는 중도층의 관심은 이념이 아니라 어느 정당이 내 삶에 보탬이 되는가이다. 결국 국민 삶과 직결되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정책을 발굴하고 추진해야 한다.”

-당 강성 의원 모임 ‘처럼회’는 검찰개혁을 중시한다.

“여당이 법사위원장을 맡은 지금은 국회에서 우리가 검찰개혁 성과를 낼 수 없다. 개혁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려도 수렁으로 빠지면서 민생 성과를 드러낼 수 없게 된다. 대통령에게 거부권도 있다. 그래서 총선을 앞두고 현실적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당은 이 대표 ‘검찰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당의 대응을 대표와 분리할 수는 없지만 이 대표가 검찰에 설명하러 갈 때 의연하게 대처하면 좋겠다. 본인도 혼자 가겠다고 한다. 구체적인 사안들에 대한 반박은 변호인이나 당 대책위원회를 통해서 하면 된다.”

-이 대표가 앞으로 계속 검찰 소환에 응해야 하나.

“검찰이 이 대표에게 쪼개기 출석을 요구하는 것은 지속적으로 포토라인에 세워 망신주려는 의도다. 그럼에도 검찰이 오라고 하면 안 갈 방법이 있나.”

-이 대표에게 대표직을 사퇴하라는 당내 요구가 있다.

“무책임한 발언이다. 이 대표가 사퇴하면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야 하는데 윤석열 정권의 폭주에 맞서야 할 당이 갈기갈기 찢어지고 난장판이 될 것이다. 검찰은 수사를 의도적으로 총선까지 끌고 가려고 하지만 기소되면 이 대표가 법정에서 대등하게 싸울 수 있고 진실이 드러나면 리스크는 끝난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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