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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연대 깨져버린 '윤안연대'…지지율 앞서는 안철수 딜레마 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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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안철수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ASSA 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비전발표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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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만 걸을 것이라는 기대는 없었지만, 예상보다 공세가 훨씬 거칠다.”

국민의힘 당대표 도전에 나선 안철수 의원 측 인사가 7일 전한 말이다. 안 의원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는 모양새지만, 동시에 윤석열 대통령과의 껄끄러운 관계를 노출했고, 친윤계의 집중 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①금이 간 尹 대통령과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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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6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백서를 전달한 뒤 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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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의원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 및 대통령실과 불협화음을 냈다. 5일 국회를 찾은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례적으로 안 의원을 공개 저격했다. 이 수석은 안 의원의 ‘윤안(윤석열·안철수) 연대’ 표현에 대해 “대통령과 대표 후보가 어떻게 동격이라고 이야기 하나”라며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굉장히 흔드는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의 작심 발언도 공개됐다. 윤 대통령은 '윤안 연대' 발언에 대해 “도를 넘은 무례의 극치”라거나 “극히 비상식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줄곧 자신이 윤 대통령의 대선 단일화 파트너이고, 윤 정부의 ‘연대보증인’이라고 강조해 온 안 의원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안 의원은 6일 “윤안 연대,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표현은 안 쓰겠다”고 한발 물러서는 등 확전을 자제했다.

안 의원 측의 이런 대응에는 100% 책임당원 투표로 진행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윤 대통령과 대립 구도를 형성하는 게 유리할 게 없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안 의원의 신뢰 관계에 금이 간 상황이 공개 노출되면서, 안 의원도 당내 기류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향후 대통령실과 충돌을 피하면서 국면 전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②“신영복 생각 그대로냐” 정체성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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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 방송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3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 발표회에서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자리에 앉아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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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가 팔을 걷어붙인 정체성 공세도 안 의원의 딜레마다. 2014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공동대표를 지낸 안 의원은 지난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바른미래당·국민의당 등 제3지대에서 활동했다. 친윤계는 이 시기 안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은 7일 페이스북에서 “안 의원은 2012년 ‘요즘 세상에 간첩이 어디 있냐’고 말했고, 2016년 공산주의 대부인 신영복의 빈소를 찾아 ‘위대한 지식인’이라고 애석해했다”며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 밝혀 달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김대중 정부 햇볕 정책을 계승 발전시키겠다”라거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는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안 의원의 과거 발언도 거론했다. 친윤계 김정재 의원도 “안 의원의 과거 행적은 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안철수 캠프의 김영우 선거대책위원장은 7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과 대선 후보 단일화를 하고, 인수위원장까지 지낸 안 의원의 정체성을 공격하는 것은 제 얼굴에 침 뱉는 격”이라고 반박했다. 안 의원도 페이스북에 “제가 짧은 기간 공동 야당 대표를 했던 것은 대한민국이 다 아는 사실이고, 그 직후 야당의 문제점을 알고 당을 나왔다”며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선에서 제 모든 것을 바쳐서 정권 교체에 힘을 보탰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체성 논란이 커질수록 전통적인 보수 당원의 표심을 자극해 안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여당 관계자는 “향후 토론회에서 안 의원의 과거 발언을 상대 후보가 집중 공격할 것"이라면서 "그렇다고 모조리 부인했다가는 중립지대를 선점했던 안 의원이 자기 부정을 하게 됐는 셈이니 고민이 클 것"이라고 했다.



③‘악연’ 이준석계와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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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4월 18일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양 당 간 합당을 공식 선언하는 모습.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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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대회에 도전장을 내민 이준석계와의 관계 설정도 안 의원의 딜레마다. 이번 대표 선거는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리기 때문에, 김기현·안철수 양자대결 시 이준석계 후보(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의 행보가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

지난해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를 받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이 전 대표 측은 여전히 친윤계와 감정이 좋지 않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안 의원과 이 전 대표의 악연도 정치권에 널리 알려져 있다. 둘은 한때 바른미래당에서 한솥밥을 먹었지만 2018년 6월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공천 과정에서 갈라섰고, 이후에도 사사건건 충돌했다.

안 의원 측은 “이 전 대표와의 연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청년 및 중도 성향 당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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