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둘 자바가 보유한 NBA 최다득점 경신을 눈 앞에 둔 르브론 제임스(오른쪽).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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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선 다음 달 12일 오스카 시상식이 열린다. 그런데 정작 시선은 레드카펫이 아닌 농구 코트로 쏠린다. 미국프로농구(NBA) LA레이커스의 ‘킹’ 르브론 제임스(39·미국)가 역대 최다득점 기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통산 3만8352점을 기록 중인 제임스는 카림 압둘 자바(76)의 3만8387점에 35점 차로 따라붙었다. 올 시즌 평균 30점을 기록 중인 제임스가 8일(한국시간) 낮 12시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전에서 36점을 넣으면, 1989년 은퇴한 압둘 자바의 최다득점 기록을 33년 만에 갈아치우게 된다. 만약 이날 기록 달성을 못한다면 10일 낮 12시 밀워키 벅스전으로 기회가 넘어간다. 2경기 모두 레이커스의 홈구장인 LA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다.
CBS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시티전 아래층 좌석 가격은 205만원부터 시작한다. 경기장 바로 앞 코트사이드 좌석의 가격은 무려 6만9162달러(약 8695만원)나 된다.
워싱턴대 스포츠 비즈니스 교수인 패트릭 리쉬는 “제임스가 홈코트에서 기록을 깰 가능성이 크다. 그가 넘어설 선수는 바로 레이커스 전설인 카림 압둘 자바다. 더구나 남부 캘리포니아에는 비싼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는 고소득층이 많이 거주한다. 사람들은 생애 다시 못 볼 기록 달성을 앞두고 ‘내가 거기 있었다’고 말하고 싶어한다”고 했다. 한때 제임스와 좋지 않았던 압둘 자바도 이 2경기를 직관할 예정이다.
NBA 역대 최고 선수로 손꼽히는 마이클 조던(오른쪽).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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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의 역대 최고선수 ‘GOAT (Greatest of All Time)’를 뽑으라면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60)이 첫 손에 꼽힌다. 그런데 제임스가 최다 득점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두면서 ‘GOAT 논쟁’이 다시 불붙었다.
제임스는 불혹을 앞둔 나이에도 20대 중반 같은 근육질 몸을 유지하며 탱크처럼 골 밑을 파고든다. “20년째 전성기”란 찬사를 받는다. 지난달 경기 도중 휴스턴 로키츠의 신예 자바리 스미스 주니어(20)는 제임스에게 “데뷔전 때 우리 아빠랑 뛴 거 아세요?”라고 묻기도 했다. 실제로 2003년 10월 제임스의 데뷔전은 ‘아빠’ 자바리 스미스 시니어가 뛰던 새크라멘토전이었다. 그 경기에서 제임스는 25점을 넣었다. 그 후 20년이 흘렀다. 제임스는 자바리 스미스 주니어가 뛰는 휴스턴을 상대로 48점을 몰아쳤다. 제임스는 “(그 얘기를 들으니) 정말 늙은 것 같다. 경기에서 여러 세대를 만나는 건 엄청난 축복”이라고 했다.
제임스는 요즘도 공을 잡기 위해 과감하게 관중석에 몸을 던진다. 이런 모습이 세대를 초월해 많은 이에게 영감을 준다. 코트 밖에서 그는 성공한 사업가다. 팬웨이스포츠그룹과 엔터테인먼트 사업까지 벌이면서 총수입이 1조4000억원을 돌파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제임스는 2003년 데뷔 이후 마이애미 히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LA 레이커스로 팀을 옮겨가며 ‘수퍼팀’을 결성했다. 파이널에 10차례 올라 4번 우승했다. 반면 조던은 시카고 불스 한 팀에서만 파이널에 6차례 올라 모두 우승했다. MVP도 독차지했다. 조던은 1990년대 NBA의 인기를 촉발한 주인공이었다. 나이키는 ‘에어 조던’ 농구화까지 내놨다.
레이커스 시절 카림 압둘 자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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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의 기록 달성을 앞두고 전설적인 센터 압둘 자바의 활약도 재조명되고 있다. 키 2m18㎝인 압둘 자바는 긴 팔로 던지는 ‘스카이 훅’ 슛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1970~80년대 6차례나 파이널 우승을 이뤄냈다. 베트남전 징집에 저항하는가 하면 인종차별 반대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30~40대 이상에겐 조던이 최고 선수라면 10~20대에겐 제임스의 활약이 더 인상적일 수도 있다. 조현일 해설위원은 “GOAT는 주관의 영역이다. 개인적으로 누적 기록을 따지지는 않는다. 드래프트된 팀에서 6차례 파이널 우승을 달성한 건 조던 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그래도 GOAT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유일한 선수가 제임스다. NBA 역사상 20년간 꾸준한 경력을 낸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고 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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