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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음악·VR 등 전방위 협력···카카오·SM, 차세대 엔터제국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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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SM엔터 2대주주 확보]

인수설 1년 만에 2000억 '빅딜' 성사

유증·CB 인수 통해 지분 9.05% 인수

SM·카카오·카카오엔터 3자협약 체결

카카오 기술력으로 미래 엔터사업 추진

공연·콘텐츠 협력···"글로벌 시장 공략"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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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035720)가 국내 대표 연예기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 약 2000억 원을 투자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해 3월 인수전에 뛰어든 지 약 1년 만에 연합군 형성에 성공한 것이다. 카카오는 자사의 플랫폼·인공지능(AI) 기술과 SM의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결합해 버추얼 휴먼 등 차세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스토리·미디어·아티스트 IP를 모두 확보한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SM과 손잡고 K콘텐츠의 글로벌화에 속도를 낸다.

카카오는 SM에 2171억 원을 투자해 지분 9.05%를 확보했다고 7일 공시했다. SM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123만주 규모의 신주를 인수하고,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114만 주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카카오는 이번 투자를 통해 국민연금(지분율 7.81%)을 제치고 SM 2대 주주에 올라섰다.

이날 투자와 동시에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카카오는 AI 등 기술 역량을 활용해 SM과 미래 사업을 공동으로 준비할 계획이다. 자회사 카카오엔터는 SM과 K팝 가수를 공동 기획하고, 연예 매니지먼트 사업·음원 유통 사업 등을 함께 전개하는 등의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2월 CJ ENM(035760)과 SM간의 협상이 무산되자마자 곧바로 SM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당시 카카오는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 지분(18.78%)를 최대 1조 원 가량에 전량 인수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다만 이번에는 최근 회사와 결별한 이 프로듀서 대신 회사 손을 잡는 것을 택했다. 카카오가 SM에 눈독을 들여온 건 코로나19를 거치며 엔터테인먼트와 정보기술(IT) 산업 간의 융합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브와 SM이 각각 운영 중인 위버스·버블 등 팬덤 플랫폼이 대표적인 사례다. 엔터사들이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을 공급하고, 테크기업들이 플랫폼 개발 및 운영을 전담하는 식으로 협업이 가능하다. 실제 하이브는 위버스를 고도화하기 위해 네이버와 손잡은 바 있다.

최근 각광받는 버추얼 아이돌도 양 산업간 협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다. 테크기업의 인공지능(AI) 기술력과 엔터사의 기획력이 모두 필요하기 때문이다. 넷마블이 가상인간 걸그룹 ‘메이브’를 카카오엔터와 손잡고 만든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SM 역시 걸그룹 ‘에스파’ 데뷔 당시부터 메타버스 개념을 도입하고, 최근 가상인간 ‘나이비스’를 개발하고 있는 만큼 카카오의 플랫폼·AI 역량과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인수설이 제기됐던 만큼 일각에서는 향후 카카오가 SM의 최대 주주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카카오엔터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싱가포르 국부펀드로부터 1조 2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실탄’도 충분히 마련했다는 점이 이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다만 카카오 측은 “이번 지분 취득은 사업 협력에 방점이 있다"며 선을 그었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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