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적은 물량을 청약했는데, 경쟁률이 치솟으며 겨우 1주를 받아 너무 아쉽다”면서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됐다고 하니 별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 일반 청약에서 흥행하는 종목들이 생기면서 공모주 청약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러스트=정다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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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청약 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꿈비, 스튜디오미르, 미래반도체 등이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일반 청약) 흥행에 성공하며 수조원에 달하는 뭉칫돈이 몰렸다. 일반 청약 경쟁률이 부진했던 기업도 상장 이후 주가가 고공행진 하면서, IPO 시장의 냉기가 흩어지는 듯한 분위기다.
아동가구 전문기업 꿈비는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일반투자자 청약 결과 1772.59대 1의 최종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 청약 경쟁률이 1700대 1을 넘은 것은 지난 7월 상장한 새빗켐(1725대 1) 이후 처음이다. 50만주의 청약 물량에 8억8629만7300주가 접수됐고, 증거금만 2조2157억원이 몰렸다. 꿈비는 앞서 진행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1547.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희망 공모가 밴드(4000~4500원) 상단을 넘은 5000원으로 확정됐다.
지난달 26~27일 동안 진행된 애니메이션 제작 업체 스튜디오미르의 일반청약 최종 경쟁률도 1582.89대 1로 집계됐다. 25만주를 대상으로 진행된 일반청약의 증거금 규모는 3조8827억원에 달했다. 스튜디오미르는 앞서 진행된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도 1701.6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내면서 높은 인기를 끌었고, 공모가도 희망 밴드 상단인 1만9500원으로 결정됐다.
반도체 유통 전문기업 미래반도체가 1월 진행한 일반청약의 최종 경쟁률도 986.27대 1을 나타냈다. 90만주 모집에 8억4444만주에 달하는 물량이 신청됐다. 미래반도체의 기관 수요예측에 경쟁률은 1576.56대 1을 기록했다. 상장일인 같은 달 27일 미래반도체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형성된 후 상한가 기록)’에 성공했고, 27일 대비 지난 3일 기준 미래반도체 주가 상승률은 70%에 이른다.
지난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미래반도체 코스닥시장 상장기념식에서 상장기념패 전달 후 강왕락 코스닥협회 부회장(왼쪽부터),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 이정 미래반도체 대표이사, 김준태 신한투자증권 GIB2그룹 대표, 라성채 한국IR협의회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한국거래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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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청약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상장 이후 주가가 급반등하는 사례도 이어지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IPO 시장 관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달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오브젠은 일반 청약에서 5.96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상장일 ‘따상’에 성공하는 등 상장 일주일 만에 76% 상승했다. 청약 미달의 ‘쓴 맛’을 봤던 티이엠씨도 상장일인 19일 대비 지난 3일 기준 42% 올랐다.
공모주들이 급등세를 보이자 일반투자자 청약을 앞둔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달 6일부터 이틀간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 사이버 보안 전문기업 샌즈랩은 지난 2~3일 진행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1325.7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올해 상장기업이 대부분 소형주인 만큼, 시장 분위기를 예단하긴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증권사에서 기업공개 업무를 담당하는 관계자는 “일반 청약 경쟁률이 높은 회사들은 일반적으로 영업이익이 좋거나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회사들인데, 이를 감안할 때 소형주들은 상대적으로 청약에서 흥행할 수 있다”면서도 “아직 대형주들은 대부분 상장 일정을 미루고 있는 분위기라 IPO 시장이 전반적으로 나아지고 있다고 보는 것은 다소 이른 판단”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chungh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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