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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방탄소년단, 그 자체로 빛난 그래미 도전기[TF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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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회 연속 후보 선정에 만족, 수상은 다음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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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제65회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 수상하지 못 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열린 '2022 더팩트 뮤직 어워즈'에서 수상하는 모습. /임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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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정병근 기자] 누구도 걸어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는 건 자기자신과의 외로운 싸움이다. 방탄소년단은 길게는 5년, 짧게는 3년 동안 그래미 문을 두드렸지만 결국 빗장을 열지 못 했다. '실패'라는 말을 붙이기엔 그 과정과 그 안에서 거둔 성과만으로도 충분히 '빛나는 성공'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다음이 남아 있다.

방탄소년단은 6일(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5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콜드플레이와 협업한 'My Universe(마이 유니버스)'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Best Pop Duo / Group Performance) 부문 후보에 올랐다. 아쉽게도 트로피는 샘 스미스와 킴 페트라스의 'Unholy(언홀리)'에 돌아갔다.

이로써 방탄소년단은 2021년 '제63회 그래미 어워드'와 2022년 '제64회 그래미 어워드'에 이어 3년 연속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수상 목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멤버 진의 입대와 함께 팀 활동을 잠정 중단한 방탄소년단은 이번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멤버들의 솔로 앨범이 예정돼 있지만 방탄소년단으로 '그래미 어워드' 무대에 서는 모습을 당분간은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제 그래미 도전기 첫 챕터를 끝냈을 뿐이다. 방탄소년단의 그래미 도전 과정을 되짚어봤다.

2019년 시상자로 첫발 내딛고 2020년 첫 퍼포먼스로 워밍업

'그래미 어워드'는 레코딩 아카데미가 1959년부터 매년 개최하는 시상식이다. 1974년 시작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와 1990년에 생긴 '빌보드 뮤직 어워드'보다 긴 역사를 자랑한다. 음악 전문가 단체인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이 후보와 수상자를 정하다 보니 기준이 더 까다롭다.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다.

다만 '그래미 어워드'는 '화이트 그래미'라 불릴 정도로 비백인, 비영어권 음악에 배타적이었다. 방탄소년단 역시 그래미 입성 과정이 쉽지 않았다.

시작은 시상자로서였다. 방탄소년단은 2019년 2월 10일 열린 '제61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베스트 R&B 앨범 부문 시상자 자격으로 처음 그래미 무대에 올랐다. 이후 2020년 1월 27일 열린 '제62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퍼포먼스를 하게 됐는데 릴 나스 엑스와 함께 한 협업 무대였다. 방탄소년단은 이때 그래미 레드카펫도 밟았다.

K팝 최초의 업적이었지만 후보조차 선정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었다. 이는 해외 유명 음악 매체들도 마찬가지였다. 수년 간 전 세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 방탄소년단이 후보에도 오르지 않자 경제지 포브스는 "그래미의 인종차별은 비밀이 아니다", 음악 전문지 롤링스톤은 "그래미는 늘 뒤쳐졌다"고 평하기도 했다.

당시 레드카펫에서 RM은 "내년에는 그래미 어워드에 노미네이트(후보 지명)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는데 이는 현실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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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은 지난해 '제64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펼친 퍼포먼스로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퍼포먼스로 끌어올렸다"는 빌보드의 극찬을 이끌어냈다. /엠넷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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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마침내 반응한 그래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

방탄소년단은 2020년 8월 21일 발표한 'Dynamite(다이너마이트)'로 9월 1일 빌보드 핫100 1위를 차지했는데 한국 가수 최초의 일이었다.

방탄소년단은 핫100 1위에 오른 다음날인 2일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슈가는 "연초에 그래미에 가서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했는데 이번엔 단독 무대를 하고 싶다"며 "그래미에 서서 상도 받으면 좋겠지만 그건 우리 의지가 아니고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하니까 일단 그래미 무대에 서서 방탄소년단 노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Dynamite'는 한 번에 그치지 않고 1위만 3회 차지했고 이를 포함애 무려 13회 톱10에 들었다. 이에 콧대 높은 그래미도 반응을 했고 방탄소년단을 '제63회 그래미 어워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렸다. 방탄소년단은 SNS에 "'그래미 후보 아티스트'라는 기적"이라고 표현하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아쉽게도 트로피는 레이디 가가x아리아나 그란데에게 돌아갔다. 방탄소년단은 수상에 실패했지만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K팝의 새로운 역사를 썼고 이는 세계 음악사에서도 새로운 이정표였다. 후보에 오르고 퍼포먼스를 펼치게 되며 또 하나의 꿈을 이룬 방탄소년단은 그래미 수상이라는 또 다른 꿈을 남겨뒀다.

슈가는 수상 불발 후 팬 플랫폼 위버스에 "올해 더 열심히 달립시다"라는 글을 남기며 더 높은 곳을 향한 의지를 다졌다.

역대급 성과와 함께 2022년 두 번째 수상 도전

방탄소년단은 'Dynamite'로 그래미 첫 수상 도전이 불발됐지만 이후 2021년 5월 발표한 'Butter(버터)'로 역대급 성적을 기록했다. 7주 연속 포함해 총 10주 1위를 차지한 것.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2021년 11월 22일일 열린 미국의 3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대상 격인 '아티스트 오브 디 이어'를 수상했다. 아시아 가수가 이 부문 후보에 오른 것도 처음이고 수상한 것 역시 최초다. 여기에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과 '페이보릿 팝송' 부문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이틀 뒤 발표한 '제64회 그래미 어워드' 후보 명단에도 올랐다. 빌보드 등 많은 외신은 방탄소년단이 그래미 4대 본상인 제네럴 필즈(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베스트 뉴 아티스트) 후보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번에도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였다. 현지 매체들은 놀랍다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그리고 2022년 4월 4일 열린 '제64회 그래미 어워드'. 2년 연속 단독 퍼포먼스까지 펼친 방탄소년단은 또 한 번 후보에 오른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트로피는 도자 캣&SZA에게 돌아갔다.

수상은 불발됐지만 방탄소년단은 빛났다. 몰래 잠입한 일곱 멤버가 관객들의 마음을 훔치는 콘셉트로 공중에서 메인 무대로 등장해 관객들에게 다가가 카드를 활용한 안무를 선보이는가 하면, 암전 된 이후에는 레이저 광선을 통과하는 '레이저 퍼포먼스'와 재킷을 활용한 역동적인 댄스 브레이크로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빌보드는 '그래미 어워드' 공연 중 방탄소년단의 퍼포먼스를 최고로 꼽으며 "완전히 새로운 차원의 퍼포먼스로 끌어올렸다. 음악적 재능만큼 그들의 창의성도 인상적임을 증명했다"고, 롤링스톤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그래미 어워드' 공연 25개를 발표하며, 'Butter' 무대를 13위로 선정했다.

kafka@tf.co.kr
[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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