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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안전운임제 없애고 표준운임제로…화물차 '번호판 장사'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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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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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두 차례 벌어진 화물연대 총파업의 쟁점이던 화물차 '안전운임제'를 없애고 강제성이 완화된 '표준운임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확정했습니다.

화주로부터 일감을 따오지 않고 화물차 면허 장사만 하는 지입전문회사는 퇴출시킵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오늘(6일) 국회에서 '화물운송산업 정상화 방안' 마련을 위한 당정 협의를 연 뒤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말 일몰된 안전운임제는 화물운송을 위탁하는 기업인 화주와 운송사 사이 '안전운송운임'을, 운송사와 화물차 기사 사이에는 '안전위탁운임'을 정해 강제하는 구조입니다.

최소 운임으로 규정한 안전운임보다 적은 운임을 지급하면 건당 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습니다.

새로 도입하는 표준운임제는 운송사가 화물차 기사에게 주는 운임은 강제하되, 화주와 운송사 간 운임에는 강제성을 두지 않고 매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합니다.

화주에 대한 처벌 조항을 없앤 게 핵심입니다.

운송사에 대해서도 바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아니라 시정명령부터 내린 뒤 과태료를 100만 원, 200만 원으로 점차 올려 부과하는 식으로 처벌을 완화합니다.

과태료 액수도 500만 원에서 대폭 줄일 방침입니다.

또 표준운임제를 적용받는 화물차 기사의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이 되면 적용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표준운임제는 과거 안전운임제처럼 컨테이너·시멘트 품목에 한해 2025년 연말까지 3년 일몰제로 도입합니다.

성과를 분석한 뒤 지속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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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10일 여의도에서 '화물안전운임제 사수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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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그간 안전운임제가 운수사와 화물차 기사에게 유리하게 산정됐다고 보고, 표준운임을 정하는 운임위원회 구성과 운임 원가 구성 항목도 개편하기로 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화물연대 조합비, 휴대전화 요금, 세차비 등이 원가 구성 항목에 포함돼 논란이 많았던 만큼 항목을 사전에 규정하고, 운임위원회에선 항목별 원가 산정 논의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화물차 기사들이 구입한 차량을 운송사 이름으로 등록해 일감을 받는 방식인 지입제(持入制) 퇴출에 나섭니다.

지입제는 화물차 운송시장의 뿌리 깊은 관행입니다.

지입업체들은 보유한 번호판을 화물차주들에게 빌려주고 사용료 2천만∼3천만 원, 위수탁료 월 20만∼30만 원을 받는 '번호판 장사'를 합니다.

국토부는 운송 기능을 하지 않고 지입료만 떼먹는 운송사 퇴출을 위해 모든 운송사로부터 운송 실적을 신고받을 계획입니다.

운송실적은 화물차 기사들도 자율적으로 신고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운송 실적이 아예 없거나 미미한 운송사가 보유한 화물 운송사업용 번호판을 회수합니다.

회수한 번호판은 해당 운송사에서 일감을 받지 못한 화물차 기사에게 개인운송사업자 허가를 주는 방식으로 내줍니다.

지금은 지입계약 때 화물차를 운송사 명의로 등록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화물차 실소유자 명의로 등록토록 합니다.

이를 위반하면 역시 화물차 번호판을 회수하는 감차 처분을 합니다.

화물차 운송시장에 만연한 운송사의 '갑질'을 막기 위한 조치입니다.

지입회사가 번호판 사용료를 화물차 기사에게 돌려주지 않거나, 차량 교체 동의 비용으로 700만∼800만 원을 요구하는 등 부당 행위를 하면 역시 감차 처분을 받도록 합니다.

정부는 지입제 폐지를 유도하는 동시에, 운전자를 직접 고용해 월급을 주며 관리하는 운송사에는 증차를 허용할 방침입니다.

지입회사들이 화물차 면허 총량이 묶여 있는 점을 악용해 면허 장사를 하는 점을 고려해 화물차 수급 조절제 역시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유가 변동에 취약한 화물차 기사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화물운임-유가 연동제'를 포함한 표준계약서를 도입합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1960년대부터 유지되어온 지입제의 개선과 함께 고유가에도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운임-유가 연동형 표준계약서를 통해 화물차 기사들의 열악한 임금수준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화물차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운행기록장치(DTG) 제출 의무는 25t 이상 대형 화물차와 대형 트랙터에도 부여합니다.

DTG를 통해 화물차 기사가 휴식 시간(매 2시간마다 15분 휴식)을 준수하는지 확인하고, 준수하지 않으면 5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립니다.

판스프링 등 화물 고정장치 낙하 사고에 대한 처벌은 강화합니다.

판스프링을 불법 개조하면 사업허가·자격을 취소하고, 상해·사망사고가 났다면 형사처벌(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당정은 표준운임제 도입, 지입제 폐지 방안 등을 반영한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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