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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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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다음 ‘찍어내기’ 타깃은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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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 김기현·안철수 거친 설전…이준석 측 천하람 출마도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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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월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당 대표 선거 후보자 등록을 을 마친 후 관계자와 대화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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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경향] “지금 용산 입장에서는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 만약 안철수가 당권을 잡아버리면 진짜 죽 써서 뭐준 꼴이 되는 것 아니냐.”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의 말이다. ‘나경원의 무릎을 꿇린 과정’과 비슷한 일이 ‘윤심’ 당권후보 김기현과 함께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안철수에게도 벌어질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물었다. 안 대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내다봤다.

나경원·유승민의 당대표 불출마 선언의 수혜자는 안철수라는 조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가 지난 1주일 사이 만난 국민의힘 전·현직 당직자들은 “결국 최종승자는 김기현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윤석열 정권의 입장에서 내년 총선은 중간평가다. 총선에서 승리해야 집권 후반 정국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의 ‘뜻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당대표가 필요하다. 이를테면 무색무취한 흰 도화지와 같은 후보가 필요한데, 거기에 적합한 인물이 김기현이라는 분석이었다. 윤핵관이 내세운 후보가 아니라 ‘윤심’이 먼저 택한 후보라는 주장이다.

그런 정권의 의지나 의도와 무관하게 김기현이 고전 중인 건 분명하다. 안 대표의 설명이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고전하고 있는 흐름이 보인다. 심상치 않다. 예전 당대표 경선에서 일반국민 30~50%, 당원 50~70%의 룰을 택한 전당대회를 했다. 재작년의 이준석에서부터 황교안, 이정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지지층 여론과 당원투표 결과가 거의 유사했다. 지금 여론조사는 지지층 여론 결과를 택하고 있다. 책임당원 투표와 크게 차이 나지 않으리라고 본다. 김기현 의원의 지역 기반은 울산이다. 윤핵관과 김장연대니 뭐니 해서 고착된 이미지가 씌워져 있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지지층도 안철수와 김기현 중 누가 더 총선승리에 기여할 것인가를 놓고 전략적 판단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론조사 안철수 선전 “심상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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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7일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기현 후보가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편안한 저녁을 보냈다”고 페이스북에 올린 이미지. 사진 속 당사자인 가수 남진씨가 “그날 처음본 사이” 등의 비판을 했고, 같이 사진을 찍은 배구선수 김연경씨 역시 사전에 논의된 자리가 아니라고 밝혀 물의를 빚었다. 2월 3일 확인한 결과 김 후보 측은 페이스북에서 이 사진글을 내렸다. /김기현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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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일 후보등록을 정점으로 양측의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후보등록 하루 전날인 2월 1일 오후에도 김기현 후보와 안철수 후보 사이에선 날선 비난·반박 논평이 오갔다.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안철수 후보가 김기현 후보의 가수 남진·배구선수 김연경 꽃다발 사진과 관련해서 “이런 일이 총선에서 일어나면 진다”라고 발언하자 김기현 후보 측은 “안 후보가 또 근거 없는 네거티브를 했다”라며 “안 후보의 네거티브 전략을 보면 여전히 민주당의 피가 남아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논평했다.

이어 김 후보 측에서는 안 후보가 대표로 있던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이 합당 과정에서 오간 돈 문제를 공격하는 논평을 냈다. 합당 과정에서 국민의당이 안철수 의원에게 빌렸던 8억2000여만원의 부채를 국민의힘이 승계해 안 의원에게 갚았는데, 이번에는 안 의원이 합당 논의 2년 전인 총선 때부터 합당 직전 기간에 발생한 이자 2500여만원에 대해서도 정치자금법상 국민의힘이 변제해야 한다고 공문을 보냈기 때문이다. 김기현 후보 측은 “아무도 내놓고 말하지 못했지만, 통합 당시부터 안 의원이 자기가 속한 정당인 국민의당에서 당직자 급여나 당 운영비로 지출했던 ‘셀프대출액’을 오래도록 안 갚다가 국민의힘에 떠넘겼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라며 최소한의 당 운영비조차 떠넘기는, 매우 정확한 ‘계산마인드’를 두고 당 관계자들이 당혹해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 측은 “계산을 우선하는 정치보다 자신을 돕는 동지들, 도왔던 동지들의 서운함부터 들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2011년 ‘새정치’를 화두로 정치권에 뛰어든 이래, ‘안철수 주변에 사람이 남아나지 않는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정말로 그럴까.

“진짜 오래된 일이다. 개인적으로 10년도 더 된 일인데 거기에 참여한 것을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장면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2월 1일 통화한, 안철수 싱크탱크였던 ‘내일포럼’의 한 지역 공동대표를 맡았던 변호사의 말이다. 안철수가 국민의힘 당 경선에 참여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안철수라는 인물에 대해) 내가 평가할 가치를 못 느낀다”고 잘라 말했다.

“유불리를 따지는 정치지망생들, 그런 분들은 자기의 생활관이라고 할까, 생계와 연계되다 보니 실망한 부분은 있을 것이다.” 안철수 팬클럽 ‘동그라미안’ 김대준 회장의 말이다. 과거 ‘범안팬’이었던 팬클럽의 이름은 안 후보가 지난 보궐선거에서 분당에 출마할 때 바꿨다. 김 회장의 말인즉슨 안철수 후보의 결단에 따라 달라지는 득실에 일희일비하는 생계형 정치인들은 안 후보의 ‘선택’에 대해 비난하고 돌아설지 모르지만 안 후보와 동고동락하는 지지자들의 지지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은 야당이 된 과거 민주당이나 바른미래당·국민의당에 있을 때보다 오히려 지지자는 더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안철수와 생각이 달라졌다고 팬을 그만둔 사람은 많지 않다. 근래 들어 오히려 새로운 지지자들이 더 많이 들어왔다는 걸 피부로 절감하고 있다.” 그는 이른바 윤심의 ‘찍어내기’가 나경원 다음으로 안철수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입맛에 맞춰 이야기를 각색하는 것”이라며 “물들어올 때 노 저으라는 말도 있지만, 여론조사가 좋다고 일희일비하지 않고 한 걸음씩만 나아가자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와 결별한 사람들이 독하게 말하는 것은 이해가 된다.” 전 국민의당 당직자의 말이다. 현재 국민의힘으로 넘어와 있지만, 자신이 안철수와 결별하게 된 계기는 지난 총선이었다. “오렌지 국민의당(편집자 주: 안철수가 관여된 정치사 속 국민의당은 2016년 호남의원들과 안철수계가 새정치연합을 나와 만든 녹색로고 국민의당과 2020년 다시 정계에 복귀한 안철수가 만든 오렌지 당색 국민의당으로 구분된다)을 만들 때가 정점이었다. 어차피 또 죽겠지만 결기를 세우고 나가자고 해서 모였는데 갑자기 (당시 안 대표가) 상의도 없이 비례정당을 했다. 오랫동안 버티면서 사지(死地)라는 것을 알면서도 또 도전하려던 사람들을 두고 나간 것이다. 좋은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남아 있을 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천형처럼 다시 안철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제법 된다고 개탄했다. “오랫동안 연락이 안 오다가 당대표에 나간다고 하니 요즘 들어 전화가 온다. 먼저 나간 사람들이 모여 지지 선언하자고. 물론 모든 사람이 참여한 것은 아니다. 한 그룹에서는 이번에는 김기현을 (지지)하자고 하고 또 한편에서는 문병호 최고가 지난가을쯤부터 국민의당 출신 사람들 모아서 안 대표 옆에 서 있다.”

이준석·유승민의 선택 “신당 아니다”


그는 “막상 이 당(국민의힘)에 온 뒤 되돌아보면 한국사회에서 제3정당의 가능성을 말살하고 본인의 정치적 비전만 생각한 사람이 안철수이지 않았냐는 생각이 든다”라며 “지금 추세대로 김기현이 당대표가 되고 이어 윤석열·김기현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면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고, 아마 올해 추석 즈음이면 핍박받은 이준석·유승민이 앞장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럴까.

“이준석은 국민의힘이 자신이 만든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힘이라는 당명 자체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이준석이 주도적으로 만들었다. 말하자면 일종의 오너십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정치비평서 <이준석이 나갑니다>를 쓴 공희준 정치컨설턴트의 말이다. 유승민은 자신이 만든 당이 아니기 때문에 소속감이 없는 반면, 이준석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국민의힘에 대한 애착이나 미련에서 두 사람의 태도는 큰 차이를 보이리라는 지적이다.

“신당을 창당한다는 것은 곧바로 돈과 조직이다. 안철수 의원도 ‘윤 대통령 맛’을 제대로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당대표가 되지 못하면 안 의원의 입지는 불안해진다. 내년 총선공천에서 윤핵관도 혁신한다면서 가장 극단적인 방법으론 안 의원에게 공천을 안 주는 것을 혁신공천이라고 포장할 수도 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안 대표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선택은 ‘원칙 있는 패배’라고 덧붙였다.

“안 대표에겐 어떤 선택지가 있을까. 가장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원칙 없는 패배다. 김기현과 더불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충성경쟁을 하는 것이 원칙 없는 패배다. 원칙 있는 승리도 어렵다. 확실한 선택지는 ‘원칙 있는 패배’다. 결국 윤심에 맞설 수 있는 것은 민심이다. 결국 윤심의 윤핵관이 미는 후보와 민심의 안철수가 맞서는 구도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 결과 설혹 안철수가 패배하더라도 원칙 있는 패배이기 때문에 차후의 정치적 활로가 나온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금 윤심이 아무리 극성을 부려도 내년 선거에서 수도권 중도층이 대통령 권력의 오버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가장 착각하는 것은 지금처럼 윤 정권이 국민의힘 측에 하는 압력을 가하면 ‘영남 자민련’의 길로 귀결될 게 뻔한데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본다는 점이다. 본인이 영남 사람도 아니고, 세대적으로 60대 이상 노년층, 지역적으로는 영남, 이념적으로는 극우보수에 기대는 것 이외에는 남아 있는 것이 없다. 결국 안철수가 사는 길은 딱 하나다. 원칙 있는 패배의 길을 가야 한다. 윤석열이 아니라 국민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서 당대표가 되는 것이 최선의 시나리오다. 설혹 그게 안 되어도, 다시 말해 당대표가 안 돼도 ‘윤석열 대통령 시대의 폭정과 농간에 안철수가 졌다’고 말할 수는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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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2월 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당대표 선거 후보자 등록에 앞서 지지자들을 향해 양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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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순 시사평론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대표 선거가 후반부에 갈수록 무게추는 김기현에게 기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 아는 것과 같이 국민의힘의 이번 당대표 선거 주제는 내년 총선의 공천권을 누가 행사할 것인가를 두고 벌어지는 다툼이다. 공천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상황에서 ‘반란’이 일어날 수 있을까. (기존 당원들이 보기엔) 안철수가 당대표가 된다고 공천을 잘할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기존의 기득권을 흔드는 데서는 윤석열·김기현이 새 얼굴로 새로운 피를 수혈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어쨌든 총선이라는 메뉴판을 차릴 때 신선한 재료들로 깔면 대체적으로 정치를 안 해본 사람들이 신선하지 않냐는 전략적 구도가 막판에 먹힐 것 같다.” 당장 후보등록 직전 직후의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안철수 지지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크게 봐야 한다. 지금의 국민의힘이 돌아가는 구도는 일종의 관성이라고 본다. 안철수가 구세력에게 얹혀 가는 것이다. 윤석열과 김기현은 자기네가 신진세력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프레임을 신구싸움으로 끌고 가지 않을까. 과거 안철수는 새 정치를 트레이드마크로 했지만 정치경력이 얼만가. 이미 고인 물 아닌가.”

결국 당대표 결정하는 것은 조직표?


앞서 국민의당 출신으로 국민의힘으로 넘어와 있는 정치권 인사도 “막판의 조직력 싸움에서는 김기현이 안철수를 압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석이 처음 당대표에 선출될 때 책임당원이 27만여명이었다. 그 당원이 현재 80여만명이 됐다. 53만명이 새로 들어왔다. 안으로 들어와서 보면 투표라는 건 자기 지지성향에서 급작스럽게 이동하기가 불가능하다. 유승민 지지자들 의견을 들어보면 김기현이 싫어도 김기현을 찍겠다는 사람이 많다. 안철수는 못 찍겠다는 건데 왜 그런지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사람 뿌리는 여기가 아닌데, 대통령이 되기 위해 이동한 사람인데 뭐하러 찍냐’는 논리다. 김기현이 미워도 이 당을 지키고 보수의 논리를 생각하면 김기현을 찍는 게 맞다는 것이다. 이준석이나 유승민·나경원을 지지했던 사람의 30%는 중간에 있고, 30%는 김기현으로 간다고 보면 된다.”

그는 당대표 선거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조직표라고 전망했다.

“말하자면 결국 절반은 투표를 포기하고 본래의 자기 지지로 회귀할 수밖에 없다. 최종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양강을 전제로 하면 전체 80만 당원 중 투표율이 높아야 40% 정도일 것이다. 그 투표율에서 가장 많이 차지하는 것이 특정 조직·단체일 텐데 거기는 애초 전대가 이뤄질 때부터 많은 작업관리를 핸들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조직이야 버튼 누르면 움직이는 세력이기 때문에….”

결국 80만 당원 중 실제 투표에 참여하는 당원은 35만 내외로 추산되는데 맥시멈 15만으로 추정되는 계통선을 타는 ‘조직’이 이미 절반을 확보하므로 김기현 이외에 안철수와 같은 사람이 대표가 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그는 관측했다.

그러나 정치는 생물이다. 당장 후보등록 막판 반윤지향과 20·30대 지지세가 뚜렷한 천하람 전남 순천 당협위원장의 출마가 향후 당대표 경선 구도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가늠하긴 어렵다. 대구 출신 변호사로 지난 총선에서 전남 순천에 출마한 천 위원장은 그동안 여러 언론 패널로 참여하며 전국적 인지도를 얻어왔다. 천 위원장은 2월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고내러 나왔다. (본투표 경선에서) 과반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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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2월 3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당대표 출마기자회견에서 “당대표가 되면 윤핵관을 퇴출시키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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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변수는 아직 한 달의 시간이 남았다는 사실이다. 그 한 달 동안 무슨 바람이 불거나 뜻이 모아질지 모른다. 유동성이 충분한 기간이라는 점을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한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의 말이다. 그는 이른바 ‘김기현 대세론’에 대해서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이나 새누리당 계열 정당의 전통적인 의사결정 구조나 당내 여론 형성과정을 보면 그렇게 예측하는 것이 맞긴 하다”라면서도 “기존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안철수 후보는 아직 ‘시집온 외부 사람’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보수의 벽을 파고들 여지가 쉽지 않다는 점도 있지만, 김기현 후보 역시 브랜드 가치나 티켓파워가 중량감이 있기보다 약해보이는 약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국민의힘 대표를 결정할 80만 당원 중 새로 들어온 그룹의 구성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준석 당대표를 보고 가입한 그룹도 있을 것이고 지난 대선을 치르면서 가입한 당원들이 있다. 27만명에서 80만명으로 약 53만명의 차이가 생겼는데 이 53만명은 옛날 60~70대 당협위원장이 ‘이번엔 누구 밀자’고 해서 밀어줄 사람들이 아니다. 줄 세우기에 익숙지 않은 젊은 층도 꽤 많을 것이고, 보수성향이라도 다 꼰대는 아니고 합리적 성향을 가진 사람도 꽤 될 것으로 본다. ‘용산 뜻이 어디 있으니 몰아주자’라는 옛 새누리당·자유한국당과는 풍토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얘기다.”

“아직 남은 한 달이 최대 변수”


그는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도 내년 총선 시기가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합리성을 중시하는 그룹들’의 목소리가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나경원의 무릎을 꿇린 것에 대해 전통적으로 당성이 강한 지지층에서는 ‘나경원이 잘못했네’로 보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합리성 중시 그룹’의 시각은 다를 것이다. ‘너무 쳐내는 것 아닌가, 나경원이 원래 반윤도 아닌데’ 정도의 시각일 것이다. 안철수마저 그렇게 당한다면? 역풍이 불 수밖에 없다. 정리하자면 김기현이 당대표가 될 가능성은 아직은 크다고 봐야 하지만 남아 있는 시간이 길다. 이른바 ‘윤심’과 같은 인위적인 것이 길면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다. 안철수가 1차에서 50%를 넘길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건 성급한 관측이라고 본다.”

한편 김기현 후보 측이 제기한 2500만원 이자 공문 논란과 관련, 안철수 측 이종철 대변인은 “상식적이고 순리대로 처리한 것일 뿐인데 팩트를 꼬아 상대방을 음해하는 이야기로 만들어 언론에 흘리는 것이 안타깝다”라며 “안 후보는 합당과 단일화 과정에서 이미 지출한 70억이라는 선거자금을 고스란히 아예 보전받을 수 없는 것을 각오하면서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보탠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경원 불출마 과정에서 윤심이 상대 김기현 후보 측에 있다는 것이 드러나지 않았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나 전 의원은 본인이 전략을 잘못 짜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진 것인데 거기에 윤심을 끌어들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며 “윤심이 우리에게 없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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