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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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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만화 배경 그린다…넷플릭스 실험에 日 '화들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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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인력 부족 보조용"

"인력난 심화할 것" 우려 나와

"일손이 부족한 애니메이션 업계를 보조하기 위해 영상 배경화(畵)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했습니다."(넷플릭스 재팬 공식 트위터)

넷플릭스가 제작하는 신작 일본 애니메이션 '개와 소년'을 두고 전 세계 만화가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인간 노동자 대신 그림을 생성하는 AI를 이용해 영상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창작자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 거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넷플릭스 재팬은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신작 애니메이션 '개와 소년' 예고편을 공개했다. 영상은 3분 남짓한 분량으로, 불꽃놀이가 사방에 터지는 장면부터 미려한 강산까지 다양한 만화 배경을 역동적으로 보여준다.

아시아경제

넷플릭스 재팬은 트위터를 통해 신작 콘텐츠에 인공지능(AI)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 사진=넷플릭스 재팬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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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 영상에 공개된 배경 화면이 모두 AI의 힘을 빌려 완성됐다는 데 있다. 넷플릭스 재팬은 "인력이 부족한 애니메이션 업계를 도와줄 실험적 대처"라며 "3분의 영상 모든 컷 배경화는 이미지 생성 AI 기술을 활용했다"라고 설명했다.

글을 접한 이들은 곧장 댓글을 통해 우려를 쏟아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격무와 박봉에 시달리는 애니메이션 근로자 처우를 개선할 생각은 하지 않고 AI를 고용했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할 수 있느냐"며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애니메이션 산업의 노동 강도가 조금만 덜했어도 인력 부족 문제는 완화됐을 것"이라며 "AI를 비롯한 자동화 기술 때문에 오히려 인력난이 심화될 수도 있다"라고 했다. 미 '아이스너 상'을 받은 애니메이션 감독 해미쉬 스틸 또한 "(넷플릭스가) 자랑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산업의 노동자 처우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9년 11월 일본 '애니메이션 연출 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산업 종사자 중 절반 이상은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이었으며, 근로자 가운데 41%는 300만엔(약 2876만원)에 못 미치는 연봉을 받는다고 응답했다.

한편 생성 AI 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소설, 만화 등 콘텐츠 업계의 경계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생성 AI는 대량의 데이터를 훈련한 AI에 특정한 지시를 내려 글이나 그림을 만들게 하는 소프트웨어다. 글은 미국 AI 연구 기업 '오픈AI'의 챗GPT, 그림 분야에선 영국 스타트업 '스태빌리티AI'가 개발한 '스테이블 디퓨전'이 유명하다.

지난달 2일 스태빌리티AI가 일본 지사를 확장하겠다고 밝혔을 때도 논란이 인 바 있다. 당시 일부 일본 누리꾼들은 "당신들은 업계에 부정적인 효과를 줄 것", "일본은 이 회사를 환영하지 않는다" 등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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