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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희원 "학력 핸디캡으로 시작한 연기, 천직이더라"

SBS연예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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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희원 "학력 핸디캡으로 시작한 연기, 천직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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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배우 김희원 하면 아직도 영화 '아저씨'의 냉혈 보스 '만석'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출세작이자 대표작인 '아저씨'는 김희원이 악역 단골 배우가 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영화다.

'아저씨'로 유명세를 탄 이후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그 중에는 착한 역도 있었지만, 대중의 뇌리에 남아있는 것은 악역이었다. 김희원도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신작 '미스터 고'(감독 김용화)에서도 김희원은 링링을 노리는 중국인 사채업자 '림 샤오강'으로 분해 웨이웨이(서교 분)와 링링을 못살게 군다.

김희원은 최근 SBS E! 연예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악역 연기론을 밝혔다.

"연기를 할 때마다 생각하는건데, '그 상황에 충실하자'고 생각한다. 캐릭터 상의 미세한 차이는 각각의 대본이 결정해준다. 나는 악역도 사랑을 받았으면 한다. 악역이 사랑받기 위해서는 악한 모습을 더욱 악랄하게 연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캐릭터가 정말 나쁜데도 정당성이 있으면 인간적으로 이해를 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그렇게 연기하려고 노력한다"

본인의 캐릭터에 충실할 때 관객의 사랑도 뒤따른다는 의미다. 때문에 악역는 더 독하게 연기한다. 그런 점에서 '미스터 고'의 '림 샤오강'은 사랑스럽다.


이번 역할을 위해 중국어 연습에 많은 땀과 노력을 쏟았다. 그는 "외국에서 10년 넘게 살아도 실제 그 나라 사람만큼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혼자서 할때는 다 외웠는데 이상하게 현장에서는 버벅됐다. 감정이 들어가면 대사를 까먹더라. 결국엔 글자 하나하나까지 다 암기해버렸다"고 말했다. 그 결과, 김희원은 능숙한 발음은 물론이고 성조까지 원어민에 가깝게 연기할 수 있었다.


김희원은 '미스터 고'의 흥행 부진에 대해 다소 아쉬워 하며 "흥행은 정말 모를 일이다. 좀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이어 "기술적인 부분은 할리우드 영화와 견줘도 손색 없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김용화 감독의 영화를 생각하면 조금 심심하다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자극적 신파를 걷어내고 보편적 감동에 중점을 둔 영화"라고 설명했다.

어린시절 원작인 허영만 화백의 '제7구단'의 팬이었다는 김희원은 '미스터 고'의 출연 제의가 왔을때 그 누구보다도 기뻐했다. 그는 "어린시절 MBC청룡의 광팬이었다. 지금은 엘지팬인데 예전만큼 야구를 챙겨보지는 않지만, 시간이 나면 본다"고 야구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희원이 연기를 하게 된 계기는 흥미롭다. 고교 시절 공부에 취미가 없었던 그는 대학에 진학하지 못했다. 학력교사 응시 중 2교시에 교실을 박차고 나왔기 때문이다.


졸업 후 신문 구인란에서 고졸을 받아주는 직업을 찾다가 극단 모집 공고를 발견했다. 그때까지 연극을 한번도 본 적 없었지만 학력의 장벽이 높지 않았기에 재미삼아 지원한 것이다.

"그땐 극단도 하나의 회사처럼 여겨져 취직한 기분이었다. 그런데 돈을 잘 안주더라. 3개월 연습하고, 6개월 무대에 올라 받은 돈이 고작 11만원이었다. 말도 안되는 돈이었는데 그땐 그 돈이 작게 느껴지지 않았다. 어차피 연습하는데 시간을 다 쏟으니 돈이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 그 생활을 4~5년 정도 했던 것 같다"

처음엔 취미처럼 시작했던 일이 어느새 천직처럼 여겨졌다고 했다. 다른 일을 상상할 수도 없게 된 것이다. 연기의 매력과 재미를 알게 된 김희원은 뒤늦게 대학(서울예대 연극과)에도 입학했다. 전문적인 학업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었다.


그의 나이를 생각하면 1년 선배인 류승룡과 학창시절을 보냈을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송창의, 이천희, 박건형이 대학 동기다.


김희원의 연기 모토는 확고하다. 그는 "내가 연기하는 상황은 그 인물이 인생에서 처음 맞이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즉, 상대방에게 듣는 대사는 내가 처음 들은 말이라고 생각하고 연기한다. 그래야만 연기하는 내 자신의 반응이 생생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 생생함이 연기의 밑바탕이자 힘이다.

김희원은 차기작으로 '아저씨'를 연출했던 이정범 감독의 신작 '우는 남자'의 출연을 확정했다. 이번에도 악역이다. 그러나 '아저씨'와는 다른 좀 더 화려한 액션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말했다. 그가 선보일 또 다른 악역 캐릭터는 어떤 모습일지 벌써 궁금해진다.

ebada@sbs.co.kr

<사진 = 김현철 기자khc21@sbs.co.kr>

( http://etv.sb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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