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군사안보 신중히 일처리하라"…日 "군사활동에 심각한 우려"
친강 중국 외교부장 |
(베이징·도쿄=연합뉴스) 조준형 박상현 특파원 =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2일 첫 통화에서 대만 해협과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가 있는 동중국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친 부장은 이날 50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하야시 외무상에게 "(일본이) 군사·안보 영역에서 신중하게 일을 처리하길 희망한다"며 최근 자체 방위력과 미일동맹을 강화하는 일본의 행보를 견제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친 부장은 이같이 밝힌 뒤 "댜오위다오 문제에서 우익 세력의 도발을 제지하길 바란다"며 "일본은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대(對)중국 인식을 갖고, 역사·대만 등 중대한 문제에서는 약속을 지키고 언행에 신중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야시 외무상은 양국의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관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일본 내에서 중국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일본 외무성은 전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이어 중국이 센카쿠 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에서 군사 활동을 활발히 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조치 완화 요구에 대해 중국의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면서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 |
양국 외교장관은 후쿠시마 오염수, 경제안보 등에 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친 부장은 "중국과 국제사회는 일본이 일방적으로 방사능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엄중하게 우려한다"며 "일본이 공개적이고 투명하고 과학적이며 안전한 방식으로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일 경제가 상호 의존적이고 호혜적이라며 "일본은 국제 무역 규칙과 장기적인 이익을 보호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시장 원칙과 자유 및 개방 정신을 계속 고수해가며 대중국 경제·무역 및 기술 협력을 전개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는 첨단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통제 등과 같은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에 일본이 동참하지 말 것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 부장은 그러면서 산업망과 공급망 안정 수호 등 영역에서 협력하고, 중일 관계가 올바른 궤도를 따라 개선·발전하도록 추동하자고 제언하기도 했다.
또한 친 부장은 "중국과 일본은 '일의대수'(一衣帶水·매우 가까이 있어 왕래가 편리한 관계)의 근린으로 평화롭게 공존하고 우호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유일하게 올바른 선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역사를 거울삼고 초심을 지키며 외부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면서 양측이 전략적 자주성을 견지해가며 공동으로 아시아의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하야시 외무상은 중국에 자국산 식품에 대한 수입 규제를 조속히 해제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며 공정한 비즈니스 환경 확보와 일본 기업의 정당한 경제활동 보장이 중요하다는 점을 언급하고 중국에 적절한 대응을 요청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양국 간 각급 대화·소통과 국민 교류를 강화하고, 여러 영역에서 중국과 협력을 강화하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친 부장과 하야시 외무상은 북한 문제와 우크라이나 정세, 기후변화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또 하야시 외무상의 중국 방문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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