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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유엔(UN)에서 자국의 인권 상황을 점검받은 일본이 회원국들로부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위안부·강제징용 피해 문제를 비롯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 등을 해결하라는 지적을 들었다. 일본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2일 유엔 인권이사회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진행된 일본 정부에 대한 국가별 정례 인권검토(UPR)에서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오염된 물의 방류 계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UPR은 유엔 회원국 193개국이 돌아가면서 자국 인권 상황과 권고 이행 여부 등을 동료 회원국들로부터 심의받는 제도로 2008년부터 시행됐다. 한국도 지난달 26일 같은 장소에서 UPR을 치렀다.
유럽 국가를 비롯한 많은 회원국이 일본 정부 대표단에 즉각적인 사형 집행 중단과 완전한 사형제 폐지, 성소수자 차별 금지 등을 주문했다. 일본은 사회적 논쟁 속에서도 사형제를 유지하면서 실제 집행도 하고 있다.
회원국들은 보편적 인권 문제를 개선하라고 권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본의 과거사 문제까지 들췄다. 첫 포문을 연 것은 중국이었다. 중국 측 대표는 "일본은 위안부 피해자 등에게 저지른 역사적 죄책을 경시해왔다"며 "책임 있는 태도로 반성을 하고 피해자에게 보상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북한 측은 강제징용 문제까지 추가하며 논의에 가세했다. 방광혁 주 제네바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는 "제2차 세계대전과 그 이전에 행해진 강제징용과 성노예(위안부 피해) 문제에 대해 국가 책임하에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진솔한 사과를 하라"라고 요구했다.
한국 정부도 권고 사항에 일제강점기 위안부 피해 문제를 빼놓지 않았다. 윤성미 주 제네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는 유엔이 위안부 피해자 보상과 정부 차원의 공식 사과 등을 권고한 점을 거론하며 "일본이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을 되찾고 그들의 정신적 상처를 치유할 수 있게 귀를 기울이기를 권고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 대표단은 "2015년 12월 한·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이뤄진 합의에 따라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날 UPR 회의장에서는 후쿠시마 제1원전 내 오염수 처리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오염된 물을 원전 부지 내 수백여 탱크에 보관하고 있다가 올해부터 바다로 방류할 계획이다.
일본 측은 이 물을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라고 부르며 대부분의 방사성 핵종을 제거한 상태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화 과정을 거쳐도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가 남기 때문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오염수 방류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
오염수 방류 문제에 우려를 표명한 나라 가운데에는 태평양 섬나라들이 많았다.
마셜제도 대표는 "일본이 태평양으로 유출하려는 오염수는 환경과 인권에 리스크(위험)가 된다"라며 "방류가 끼칠 영향을 포괄적으로 조사하고 데이터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문했다.
사모아 대표는 "우리는 오염수 방류가 사람과 바다에 끼칠 영향에 관한 과학적이고 검증 가능한 데이터가 제공돼 태평양 섬나라들이 정보 격차를 겪는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일본이 방류를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라고 말했다.
중국도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를 바다에 내보내면 주변국 사람들의 건강과 인권이 악화할 것"이라며 "투명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오염수를 처리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본 측은 "방류될 물은 국제 안전 기준이 허용하는 수준보다도 훨씬 낮은 방사성 물질만 남아 있을 정도로 충분한 정화 과정을 거친 것이며 IAEA가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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