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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공공요금 인상 파장

에너지취약계층 보일러 70%, 에너지효율등급 4등급…난방비 폭등 충격 훨씬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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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쪽방촌의 한 주택에 보일러 연통이 설치돼 있다. 성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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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취약계층 주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난방기구는 가스보일러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들이 사용하는 보일러 10대 중 7대는 에너지효율등급이 4등급으로 낮아 최근 이어지고 있는 가스요금 폭등에 따른 에너지비용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대전 동구지역 에너지취약계층 100가구를 표본으로 선정, 난방 실태를 조사했다고 2일 밝혔다. ‘에너지취약계층’은 적정한 수준의 에너지소비를 감당할 경제적 수준에 도달하지 않은 가구를 지칭한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소득의 10% 이상을 에너지비용으로 부담해 에너지를 필요한 만큼 사용하기 힘든 저소득 가구를 말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진행됐다.

조사결과, 에너지취약계층의 주된 난방기기 중 가장 많은 것은 가스보일러(38%)였고, 그 다음은 전기장판·매트(33%), 연탄아궁이(11%), 기름보일러(9%),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난로(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취약계층 주민들이 사용하는 보일러 중 70%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4등급으로 매우 낮으며, 1등급은 1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계층 주민들이 사용하는 보일러는 구형이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것이기 때문에 에너지소비효율등글이 낮은 것으로 환경운동연합은 분석했다.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에너지취약계층 주민들이 최근 이어지고 있는 가스요금 폭등의 타격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에너지취약계층 주민 중 상당수는 지역난방비 감면, 에너지바우처, 전기요금 감면, 도시가스요금 감면, 연탄 쿠폰 등 다양한 에너지 복지 정책이 있는데도 이런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복지 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은 취약계층 주민들이 거명한 미신청 이유 중 가장 많은 것은 ‘복지정책 대상자인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69.2%)였고, 그다음은 ‘복잡한 절차’(15.4%), ‘방법을 몰라서’(15.4%)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자체 등 당국이 적극적으로 에너지취약계층 주민을 찾아내 지원에 나서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또 에너지취약계층 중 약 60%가 1인 가구이며 이 중 상당수는 노인 1인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환경운동연합은 설명했다.

조용준 대전환경운동엽합 국장은 “저소득층 가구가 더 많은 에너지비용을 지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상당수 구성원이 노인·장애인이어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데다, 에너지효율이 떨어지는 노후주택에서, 에너지효율등급이 낮은 보일러 등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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