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자+차상위계층에 지원 확대…정치권, 추가 지원 논의
중산층 지원 시 정부 재정 부담 커…지원 대상 범위도 논란거리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설치된 가스 계량기의 모습. 2023.1.26/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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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1) 이철 이정현 기자 = 정부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까지 난방비 지원에 나서기로 한 가운데 정치권을 중심으로 추가 지원에 대한 의견이 나오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야당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주장한데 이어 여당도 중산층 지원방안을 고민하면서 정부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금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생겼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모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게 4개월분(지난해 12월~올해 3월) 난방비 59만2000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달 26일 발표보다 지원 대상과 금액이 확대된 것이다.
당시 정부는 취약계층 약 118만가구에 대해 에너지바우처 지원 금액을 15만2000원에서 30만40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가스공사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160만가구에 대해 가스요금 할인 폭을 1만8000원∼7만2000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은 기존 예산 800억원에 1000억원의 예비비를 더해 총 1800억원을 난방비 지원에 긴급 투입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1일 서울 동작구 한 주민센터 복지상담 부스에 에너지 바우처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23.2.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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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추가 비용을 추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추가 지원에 따른 비용이 3000억원가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 대책은 가스요금 할인이기 때문에 당장 한국가스공사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가스공사의 지난해 말 기준 미수금은 약 9조원으로 추산된다. 공사는 이날 조직개편을 단행해 총 9개 조직을 축소하고, 정원 102명을 감축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지원규모, 대상 등 산업부로부터 아직 구체적인 지침을 받지 못했다"면서 "당연히 지원방식에 대한 부분도 정부 발표 수준에서 이해하고 있다. 추후 지침이 나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추가 지원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중산층 지원책도 강구해 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원래 2일 당정협의회가 준비돼 있었지만, 정부 측 준비가 조금 미흡한 것 같아 미루려고 한다"며 중산층을 포괄하는 지원 방안을 요청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발 더 나아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주장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7조2000억원 규모의 에너지물가지원금 지급 등을 위해 정부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추경 편성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난방비를 중산층까지 지원할 경우 재정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포퓰리즘 논란도 무시할 수 없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여야가 지원 확대를 밀어붙인다면 완강히 거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결국 여론과 선거 때문에 정치권이 밀어붙인다면 추가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게 되면 과연 중산층을 어느 범위까지 정해야 하는지부터 논란이 될 것이다. 그럴 바에는 전 가구별로 난방비 사용금액을 나눠 일정 비율을 할인해주는 것이 그나마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기자들과 만나 추경 편성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640조원 규모 예산을 통과시킨 게 엊그제고, 이제 막 집행을 시작하고 있는데 추경을 하는 건 재정 운용의 'ABC'에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ir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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