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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이슈 물가와 GDP

리오프닝, 리인플레이션?···중국 ‘보복 소비’에 글로벌 물가 다시 들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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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가계 ‘초과 저축’ 규모 887조원

리오프닝, 글로벌 경기 회복 도움

물가 상승 부추길 우려도 커 ‘촉각’

경향신문

지난 18일 중국 베이징서역에서 중국인들이 고향 가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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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발생 이후 주요국 중 중국이 가장 늦게 경제활동을 재개(리오프닝)하는 가운데 중국의 보복소비가 글로벌 물가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의 소비회복은 전세계 경기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유가 등 원자재 수요를 자극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물가가 최근 정점을 통과해 서서히 낮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보복 소비’라는 새로운 변수를 맞닥뜨리게 됐다.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1회 한국은행-대한상의 세미나에서 글로벌 공급망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단기적 관점에서 중국 리오프닝을 꼽았다.

우선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는 중국 경제성장률은 물론 전세계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UBS 등 투자은행(IB)들은 중국의 소비가 1%포인트 늘어날 경우 싱가포르(0.7%포인트), 태국(0.4%포인트), 한국(0.2%포인트) 등 인접국의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피에르 올리베이르 고린차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난 중국의 재개방이 올해 아시아 경제에 긍정적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IMF는 전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9%로 0.2%포인트 상향하고, 중국경제도 5.2%로 0.8%포인트 올렸다.

그러나 14억 인구의 중국발 소비 증가는 전세계 물가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장은 중국의 리오프닝이 공급망 정상화에 따른 물가 하방 압력, 원자재 수요 확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으로 모두 작용할 수 있는데 현재로선 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봤다. 김 국장은 “최근 중국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공급망 차질 정도가 과거 확산기보다 작았던 만큼 공급망 완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반면, 억눌렸던 수요가 빠르게 살아날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봉쇄 동안 지갑을 닫았던 중국 소비자의 소비 잠재력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노무라증권이 중국의 은행 계좌와 소득 데이터를 분석해보니 중국 가계의 ‘초과 저축’ 규모가 7200억달러(약 88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노무라증권은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심해지고, 청년 실업이 급증하면서 중국 예금주들이 저축을 늘렸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늘린 초과 저축이 리오프닝으로 소비에 나설 경우 전 세계 물가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가 살아나면서 중국산 제품의 수요가 증가해 가격이 오르고, 원유 등 국제 원자재 수요도 커져 가격이 들썩일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소비 활성화를 통한 성장을 경제정책의 핵심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성장과 물가 사이에서 최선의 정책 조합을 찾기 더 어려워지고 있다. 고린차스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의 긴축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아직 인플레이션을 중앙은행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추지는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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