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올해 채권만 5조 이상 담아
"자산규모 따라 장기채권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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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비즈=주형연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채권’ 투자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5대 증권사가 개인에 판매한 채권 규모가 이미 5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안전자산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자산 포트폴리오에 채권을 일정 비중 담아두길 권고했다. 다만 채권 투자는 각자 자산 규모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배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미들 채권 5조 이상 싹쓸이…“장기채권에도 관심을”
채권은 은행 정기예금처럼 만기까지 갖고 있으면 발행 주체가 망하지 않는 한 원금과 약속된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안전자산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도 5%대 이자를 주는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어 인기몰이 중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26일 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KB·NH투자증권 등 5대 증권사의 개인 대상 리테일(소매금융) 채권 판매액은 총 5조123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5대 증권사의 개인 상대 리테일 채권 판매액 3조243억원보다 약 1.7배 증가했다.
고액 자산가들이 주로 투자하는 전자단기사채(전단채)와 해외채권 규모 가운데 일부는 공개되지 않아 이 상품들까지 포함하면 개인의 채권 매수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협회가 장외 채권시장에서 집계하는 개인의 채권 순매수액도 지난해보다 증가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지난달 27일까지 채권 2조317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1년 전(2401억원)과 비교하면 거의 10배 수준이다.
채권 투자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다수의 전문가들이 채권을 최고 투자상품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절세 측면에서는 저금리 채권이 좋지만 향후 기준금리가 내려갈 예정인 만큼 장기 고금리 채권도 좋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지난해엔 고금리를 바탕으로 단기채를 사들여 이자 수익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면 올해는 작년 가격이 급락한 장기채를 통해 향후 소정의 자본차익을 노려보는 것도 전략이라고 부연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중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25~3.45%, 10년물은 3.20~3.40% 수준을 제시한다”며 “이제부터는 성장 약화와 물가안정, 금융불안 우려를 느껴가면서 통화정책 기조 전환 기대가 시작되는 구간이다. 금리가 상승할 경우 채권 매수 대응 전략은 2월에도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최창규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작년에는 금리 인상 리스크가 남아있어 고금리 채권을 만기까지 들고 가겠다는 만기 매칭형 ETF나 초단기채 ETF가 주목받았는데, 지금은 금리가 곧 방향을 틀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 장기채권 상품이 주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역머니무브 마무리 국면…"자산규모 따라 투자해야"
일각에선 최근 시중금리가 하락하고 역머니무브가 마무리 국면에 이르렀다고 전망하며, 각자의 자산 규모에 따라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트폴리오 배분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또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신용등급 하락 요인이 큰 기업의 회사채는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소비자물가 둔화 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중물가-중금리’ 국면이 현실화된다면 채권 가격은 물론 주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주거나 박스권 장세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홍성배 NH투자증권 전문위원은 “전체 자산에서 주식형 상품(펀드 포함) 비중을 50% 이상, 채권은 30%, 주가연계증권(ELS)은 20% 정도로 포트폴리오 구성을 추천한다”며 “금리 하락세가 완연한 만큼 채권은 만기가 긴 것을 매수하길 권고한다“고 말했다.
현재 4.1~4.2% 수준에 있는 미국 2년물 국채금리 하락도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미 2년물 금리는 향후 2년 간 가중평균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를 반영하기에 미국 금리보다 먼저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경기 침체 국면에서는 자산주가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증시 숨고르기가 진행되고 미국 2년물 금리의 하락 가능성이 부각되는 구간에서는 그동안 부진했던 성장주 등이 빛을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j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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