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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강제징용 피해자와 소송

日, 국제무대서 “강제징용 조속 해결”…위안부엔 “성노예 아냐"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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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인권 관련 국제 무대에서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정상 간 의지에 따라 외교 당국 간 협의를 가속화해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민간인 근로자', '자발적 이주' 등의 표현을 쓰며 강제징용 문제 자체에 대해선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중앙일보

1월 31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일본 정부에 대한 국가별 정례 인권검토(UPR)에서 일본 정부 대표(이마후쿠 타카오 종합외교정책국 참사관 겸 유엔 담당 대사). 유엔 웹 티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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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간 의지로 협의 가속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일본 정부에 대한 국가별 인권 정례 검토(UPR)에서 일본 정부 대표로 나선 이마후쿠 타카오 종합외교정책국 참사관 겸 유엔 담당 대사는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 "지난해 11월 한ㆍ일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추진하기로 재차 확인했다"며 "두 정상의 지시(instruction)에 따라 외교 당국 간 협의를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와 계속 긴밀히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강제징용 문제 자체에 대해선 희생자를 '민간인 근로자(civilian worker)'로 칭하며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이마후쿠 참사관은 "과거 한반도에서 일본 본토로 ‘민간인 근로자’들이 워낙 다양한 방법으로 이동해왔다"며 "자유 의지에 따라 자발적으로 이주한 사람들까지 고려하면 이들을 강제징용 노동자로 부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공식적 징발이나 모집에 의해 일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강제징용(forced labor)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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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ㆍ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손을 잡고 기념촬영하는 모습.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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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노예' 부적절…韓도 합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이마후쿠 참사관은 "'성 노예'(sex slave)라는 표현은 사실에 반하므로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는 2015년 12월 합의(한·일 위안부 합의) 때도 한국 측과 확인했고 (이후) 양국 합의에서도 사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해당 주장을 2019년 외교청서에 담은 뒤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에도 한국어로 게시해두고 있다.

이마후쿠 참사관은 이날도 1995년 아시아여성기금(AWF),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등을 거론하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 정부의 시각과 노력이 국제 사회에서 객관적인 사실에 기반해 적절하게 인정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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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에 게시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노력' 문서. 성 노예 관련 한국도 해당 표현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나와 있다.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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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동시에 '위안부' 언급



한편 같은 자리에서 한국 측 정부 대표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한·일이 앞으로도 희생자의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고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긴밀히 협의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북한 대표도 "일본이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 중대 범죄에 대해 법적 배상 및 사과 등 국가 차원에서 책임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일본은 소셜 미디어에서 과거 반인도 범죄를 미화하거나 왜곡하는 행위도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가별 정례인권검토(UPR)는 유엔 인권 이사회의 핵심 기능 중 하나로, 4년 반을 주기로 유엔 회원국 193개국 모두가 서로가 서로의 인권 상황을 상호 검토하고 개선을 권고하는 자리다. 한국 정부에 대한 UPR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열렸다.

신희석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법률분석관은 "일본이 부정한 '성 노예'라는 표현은 유엔, 미 의회, 유럽의회 등 국제사회에서도 사용하는 표현이며, '강제노동' 관련해서도 일본은 국제노동기구(ILO), 유네스코 등의 권고를 외면하고 있다"며 "정부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여성 인권, 역사 정의 문제에 침묵해선 안 되며 특히 상설 진상조사기구 설치 등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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