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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선거제 개혁

논란의 선거법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개정안 국회서 잠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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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위반 사건서 계속 불거져…총선 앞두고 또 부작용 반복 우려

개념 불명확해 다시 헌재 심판대 오를 듯…"국회 검토 후 개정안 통과해야"

연합뉴스

헌법재판소(CG)
[연합뉴스 자료사진]



(창원=연합뉴스) 이준영 기자 = 공정한 선거를 위해 다양한 규제를 담은 공직선거법에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라는 표현이 최근 법조계에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그 의미가 모호해 불필요한 논란을 유발하는 것을 넘어 정치적 표현의 자유까지 위축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지만 1년 넘게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6일 창원지법에서 열린 홍남표 창원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은 홍 시장이 공직을 제안했다고 하는 자가 당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었다.

공직선거법상 누구든지 당내 경선에 있어 후보자가 되지 않게 하거나 후보자가 된 것을 사퇴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포함)에게 이익 제공행위 등을 해선 안 된다.

홍 시장 측은 공직을 제안받았다고 주장하는 자가 공직선거법에서 규정하는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아 죄가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면서 홍 시장과 공모해 공직을 제안한 혐의로 기소된 선거 캠프 관계자 측 변호인은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부분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같은 위헌법률심판제청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3년에도 헌법재판소는 당시 공직선거법 제251조(후보자비방죄·이 사건의 심판대상조항) 중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관한 부분을 심판했다.

2010년 3월 당시 서울시의회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 준비 중이던 A씨를 비난하는 글을 온라인에 올려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B씨는 해당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기각하자 2011년 4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법재판소는 치열한 심리 끝에 2013년 6월 재판관 5: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위헌이라는 재판관이 5명으로 더 많았으나 위헌 선언에 필요한 정족수 6인에 미달해 합헌 결정이 났다.

당시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심판대상조항인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의 의미를 알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나 징표가 전혀 규정돼 있지 않다고 봤다.

또 대법원에서 판단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의 기준 중 '신분·접촉대상·언행 등에 비춰 선거에 입후보할 의사를 가진 것을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른 사람'이라는 것 역시 "가변적이고 불확정적일 수밖에 없어 법 집행기관의 자의적인 판단을 가능하게 하고, 그 결과 금지와 처벌의 범위를 지나치게 확장해 선거 운동의 자유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축소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합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구성요건이 명확해야 한다는 것은 건전한 일반상식과 통상적 법 감정을 가진 자에 의해 뜻이 같게 파악될 수 있을 정도로 규정돼야 함을 의미한다"며 "다소 광범위하고 어느 정도 법관의 보충적 해석이 필요한 개념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그 점만으로 헌법이 요구하는 명확성의 요구에 배치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창원지법 통영지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 26일 창원지법 통영지원에서 열린 박종우 거제시장 배우자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공판에서도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는 공방의 주제가 됐다.

공직선거법상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포함)와 그 배우자는 선거구 안에 있는 단체, 시설에 기부할 수 없지만, 박 시장 배우자는 거제 지역 사찰에 1천만원을 기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날 공판에서 박 시장 배우자 측 변호인은 "박 시장은 당시 축협 조합장으로 선거법이 정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등에 속하지 않았다"고 변론했다.

이 같은 논란이 그동안 반복되면서 2021년 12월 국민의힘 김성원(경기 동두천시·연천군) 의원은 공직선거법상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의 의미를 명확히 알 수 없어 국민 입장에서 불법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국회에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최소한 예비후보자 등으로 명확히 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공직선거법에는 제7조(정당·후보자 등의 공정경쟁의무), 제103조(각종 집회 등 제한),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제한) 등 다수 조항에서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에 대한 제한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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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CG)
[연합뉴스 자료사진]



하지만 이 법안은 1년이 지난 지금도 소관 상임위에 발이 묶여 있다.

제22대 총선이 1년 남짓 남은 상황에서 이대로라면 또 많은 선거범죄가 발생하고 혼란이 반복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학선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가 출마하려는 선거가 어떤 선거인지조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이 반복되고 이로 인한 선거사범 발생과 그 결과에 따른 보궐 선거 실시 등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다가올 총선을 위한 선거운동도 곧 시작되는 것을 고려하면 국회에서 다양한 검토를 거쳐 개정안이 빨리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l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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