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아동학대 피해와 대책

6살 승객 택시에 “X 같은 X” 욕한 벤츠 운전자 300만원 벌금형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이들 들으니 그만하라” 호소에도 협박

한겨레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이들을 태운 택시기사에게 욕설하고 위협한 벤츠 운전자에게 아동학대 등 혐의로 벌금형이 선고됐다.

1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9단독 김남균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 폭행 등)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ㄱ씨에게 최근 벌금 300만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ㄱ씨는 지난해 4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8차선 도로에서 6살, 7살 아이를 태운 택시기사 ㄴ(66)씨에게 2분 동안 고성을 지르고 욕설·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ㄱ씨는 ㄴ씨의 택시가 자신의 차량 앞으로 진로 변경해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ㄴ씨의 차량을 막아섰고, ㄴ씨에게 다가가 “이 XXXX야, X 같은 X, 운전 똑바로 하라고. 잘못했어, 안 했어? 똑바로 해. 죽어”라며 ㄴ씨를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아이들과 함께 택시에 타고 있던 어머니 ㄷ씨가 “아이들이 있으니 그만하라”고 호소했지만 ㄱ씨는 멈추지 않았고, 피해 아동들은 욕설과 고성에 고스란히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사건은 ㄷ씨가 사건 다음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상대운전자가 아버지뻘 되는 택시기사에게 욕을 했다”고 영상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ㄱ씨는 이 사건 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도박 등)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ㄱ씨의 범행은 ㄴ씨에게 공포심을 느끼게 해 도로교통의 안전을 해한 것이고, 피해 아동의 정신건강 및 정서적 발달에 해를 끼쳤다. 피해 아동들의 어머니가 피해 아동들이 이 사건 범행에 대한 기억으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고 밝히면서 ㄱ씨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ㄱ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동종 범죄전력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다고 밝혔다.

ㄷ씨를 변호한 조수아 법률구조공단 범죄피해자 전담변호사는 “아동에 대한 직접적인 폭언뿐만 아니라 아동이 들을 수 있는 장소에서 이뤄진 간접적 폭언도 아동학대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호떡·어묵도 이겼다…‘겨울 간식 지도’ 1등 메뉴는?
▶▶[그때 그뉴스] “커피 한잔” 부탁 노숙인에게 점퍼 건넨 시민▶▶마음 따뜻한 소식을 받아보세요, 뉴스레터 모아보기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