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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게임정책과 업계 현황

"中게임에 역차별 당할라"…확률형 아이템 공개에 게임업계 볼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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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배한님 기자] [30일 법안소위 통과…여야 합의로 무난히 입법수순 밟을 듯

게임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골자

당장 큰 변화 없지만…처벌 조항·추가 규제 등 부담으로

시행령에 촉각 곤두세워 …처벌 수위

해외 게임사 규제 방안까지 꼼꼼히 담아야]

머니투데이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22'가 개막한 지난해 11월1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신작 게임을 즐기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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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넘게 국회에 계류돼 있던 게임산업법진흥법 개정안이 입법을 위한 첫발을 뗐다. 지금까지 자율규제였던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를 모든 게임에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시 처벌하는 게 골자다. 게임업계는 지금까지 자율규제를 잘 준수해왔기 때문에 법이 통과되더라도 당장 큰 부담은 아니지만, 처벌 규정의 존재와 시행령이 추가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우려를 내비친다.

앞서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체위)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이상헌·유정주·유동수·전용기·하태경 의원이 발의한 게임산업법 개정안을 병합 심사 후 가결했다. 지난해 12월20일 법안소위 통과가 불발된 지 한 달여 만이다. 여야가 합의에 이른만큼 법안은 31일 전체회의를 거치면 큰 진통 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자율규제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게임업계 "추가 규제로 확대될까" 우려

게임업계의 관심은 시행령으로 모아진다. 구체적인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방식 등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법안만으로는 기존 운영하던 자율규제에서 적용 기업 범위를 확대하고 처벌 규정을 더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에 따르면 국산 게임은 대부분 자율규제를 따른다. 이 때문에 시행령에서 얼마나 촘촘하게 정보 공개 주기·방식·위반 시 구체적인 처벌 규정 등을 정하느냐에 따라 게임업계에 지워질 부담 정도가 크게 달라진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현 개임법 개정안만으로는 인력이나 비용 등이 추가로 부담될 지 알 수 없다"며 "시행령이 어느 정도 정해져야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게임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해외 기업과의 역차별이다. 자율규제에서도 해외 기업, 특히 중국 기업은 절반 가까이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법개정 이후에도 준수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뜻이다. GSOK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온라인·모바일 상위 100위권 게임물 중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따르지 않은 기업은 총 15종(온라인 2종·모바일 1종)이다. 이들은 모두 외산 게임이며, 대부분 중국 게임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당장 서비스를 지속하는 큰 회사들은 법을 지킬 것이나, (중국기업처럼) 치고 빠지는 식으로 서비스하는 경우가 우려된다"며 "법안이 이런 부분까지 막을 수 있을지, 모니터링은 어떻게 할 것인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자칫 중국기업들의 분탕질에 국내기업만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처벌규정의 수위가 어느 정도 높아질지, 그리고 시행령상 규제범위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시스템 오류 등 의도치 않은 행위로도 위법 행위가 될 가능성이 있다"며 "처벌 조항을 바탕으로 다른 규제가 신설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법무부까지 벼르는 칼날…규제 강도 더 높아질 수도

법개정과 별개로 전반적인 게임업 대상 규제 움직임도 확대되고 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와 법무부는 최근 게임 확률형 아이템 규제의 칼을 뽑아 들었다. 공정위는 이달 초 RPG(롤플레잉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확률을 속인 혐의로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넥슨코리아에 발송했다. 지난달에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디지털콘텐츠 거래에 관한 하자담보책임 관련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기도 했다. 한 장관은 "가챠(확률형 아이템) 게임의 확률조작 등과 같은 디지털 콘텐츠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전문가와 이용자들 사이에선 이번 법개정에 대한 기대감의 목소리도 나온다. 게임업계와 GSOK 주도로 이뤄진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는 사실상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시각이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이달 초 공개한 2022 대한민국게임백서에 따르면 게임사에서 자율적으로 공개하는 확률형 아이템 정보를 '신뢰'하는 이용자는 35.1%에 불과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지난 11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게임업계가 약속을 전혀 지키지 않아 자율규제가 파탄에 이르렀다"며 "거기서 터져 나온 것이 트럭시위다"고 꼬집기도 했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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