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오늘 지자체·동물단체들과 회의…대책 마련 위한 연구조사 병행
국토 최남단 마라도 전경 |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최근 국토 최남단의 마라도에서 길고양이가 천연기념물인 뿔쇠오리에게 피해를 준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문화재청이 문제 해결을 위해 관련 단체들과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31일 학계에 따르면 문화재청과 제주세계유산본부 등은 이날 오후 2시 제주시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에서 회의를 열어 마라도 천연보호구역 내 생물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처 방안을 논의한다.
뿔쇠오리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새다. 머리에 난 뿔 깃이 인상적이다. 국내에 약 300∼400쌍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간 마라도에서는 고양이들이 뿔쇠오리 번식지에 접근해 생존을 위협하거나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문화재청은 주민들이 쥐를 잡기 위해 데리고 온 고양이 수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길고양이 급식소 6곳을 설치해 구조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마라도 내 생태계 현황을 공유하고 서귀포시, 세계유산본부, 문화재위원회, 동물보호단체를 비롯한 관련 단체,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듣는다.
또 문제 해결을 위해 섬 내 고양이 개체 수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절할지 등을 놓고 논의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재청은 회의에서 관련 단체들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할 방침이다.
새끼 뿔쇠오리 |
문화재청 관계자는 "천연기념물이자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종으로 여겨지는 생물 보호를 위해 어떤 방안이 최적일지 함께 고민하고 대책을 검토하자는 취지"라고 회의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문화재청은 '대구 도동 측백나무 숲' 문제와 관련해서도 비슷한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해 왔다.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이 숲이 훼손될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대구시, 마을 주민 등과 3차례 회의를 열어 보존·활용 방안을 검토했다.
아울러 문화재청은 천연보호구역 내 생태계 위해 생물로 인한 피해 현황을 확인하고, 유형별 대처 방안을 검토하는 내용의 연구 용역도 발주했다.
이 연구는 마라도 사례처럼 천연보호구역 내에서 벌어진 문제를 살펴보고 해외 사례와 비교할 계획이다. 특히 위해 생물의 특성을 고려한 모니터링 등 유형별 대책도 검토할 예정이다.
연구는 우선적으로 도서 지역의 천연보호구역 5곳을 대상으로 10월까지 이뤄진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기존 연구 결과와 관련 부처 모니터링 결과, 해외 사례 등을 수집해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문제점을 파악해 대처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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