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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물가와 GDP

2월 줄줄이 오르는 식음료…‘고물가 폭탄’에 서민들 대안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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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빵·과자·아이스크림 등 10~20% 인상

독과점 대기업, 생필품 가격 인상 ‘도미노’

정부 담합조사·불매운동 등 적극 나설 필요

경향신문

삼다수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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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삼다수로 밥을 짓고 라면도 끓였다는 최모 주부(38·서울 성북구)는 며칠 전 온라인몰에서 처음으로 삼다수와 다른 생수까지 주문했다. 최씨는 “삼다수는 아껴 마시고, 국과 탕 등을 요리할 때는 2ℓ당 330원인 PB(자체브랜드) 생수를 이용하려고 한다”면서 “언제 다른 제품 가격이 또 오를지 몰라 수돗물에 보리차를 끓여 마실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생수업계 1위 제주도개발공사는 2월1일부터 삼다수 출고가를 평균 9.8% 올리기로 했다. 현재 대형 마트 등에서 2ℓ에 1000~1500원에 판매되는 삼다수가 1100~1650원으로 오르는 셈이다. 4인 가족 기준 삼다수를 한 달에 100ℓ 마실 경우 5만원대면 충분하던 비용이 6만원대를 넘을 수도 있다.

새해 들어 공공요금에 식음료까지 가격 인상 소식이 잇따르자 고물가 시대 서민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2월부터 생수 등 식음료 제품 값이 오르게 돼 마른 수건을 짜내듯 허리띠를 졸라매거나, 값싼 제품 등 대안 찾기에 바쁜 모습이다.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LG생활건강이 콜라 등 캔음료 가격 인상을 발표하자 이에 뒤질세라 생수와 빵, 아이스크림과 과자 등 업체들이 줄지어 다음달부터 제품 가격을 10~20%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의 김모 주부(54)는 이달에 받은 도시가스와 전기요금 폭탄 고지서에 놀라기가 무섭게 지하철과 버스에 택시요금이 오른다는 소식에 걱정이 태산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월부터 빵과 생수 등 식음료품까지 줄줄이 가격 인상을 예고해 부담이 더 커졌다. 김씨는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은 피할 수 없다고 해도 식료품까지 덩달아 오르니 막막하다”며 “인터넷 블로그와 게시판 등에서 알뜰 살림법을 찾는 등 묘책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제빵시장의 70%가량을 차지하는 SPC의 계열사인 파리바게뜨도 2월2일부터 95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6.6% 인상한다고 밝혔다.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SPC가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대폭 감소하자 가격을 올려 손실을 메우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왔다. 동탄에 사는 직장인 강모씨(31)는 “크로와상 냉동 생지를 1만9990원(50개)에 구입해 에어프라이어에 구웠는데 정말 맛있다”면서 “대형마트와 온라인몰 등에서 냉동 생지를 종류별로 사면 파리바게뜨보다 70~80%는 싸게 각종 빵을 맛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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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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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등 아이스크림 대표 업체들도 내달 1일부터 제품 가격을 20%까지 인상한다. 지난해 800원이던 메로나의 경우 개당 1200원으로 1년 사이 1.5배 오른다. 농심켈로그의 콘푸로스트·첵스초코 등 시리얼 제품은 10% 안팎까지 인상된다.

경기 고양 일산의 주부 이모씨(38)는 “방학 동안 아이들이 즐겨먹던 아이스크림과 시리얼 가격이 다음달 크게 오른다니 한숨부터 나온다”며 “동네 편의점과 슈퍼에서 1500원 하는 아이스크림을 2+1으로 구입하면 개당 1000원 이하에 살 수 있어 행사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식생활과 관련된 필수품의 가격 인상은 선택의 여지가 없어 가계살림을 위협한다”며 “독과점 시장구조 아래 1위 대기업들이 가격을 인상하면 덩달아 다른 업체들도 올리는 만큼 정부 당국의 담합조사 등 적극적 개입은 물론 소비자들 불매운동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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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공식 홈페이지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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