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왼쪽)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침공한 러시아와 조력국 벨라루스 선수들의 2024 파리올림픽 출전을 금지해달라는 거듭된 요청이 사실상 받아들여지지 않자 올림픽 보이콧 논의에 본격적으로 착수한다.
올림픽 관련 소식을 전하는 온라인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즈는 우크라이나올림픽위원회(NOCU)가 비상 총회를 열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파리올림픽에 참가한다면 올림픽에 불참할지를 안건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29일(한국시간) 전했다.
NOCU는 2월 3일에 비상 총회를 개최한다. 이런 소식은 2020 도쿄올림픽 레슬링 남자 그레코로만형 87㎏급 금메달리스트로 현재 우크라이나 의회 의원으로 활동 중인 잔 벨레니우크(32)를 통해 알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평화의 제전을 표방하는 올림픽에 뚜렷한 이유 없이 불참하는 나라를 제재한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국 유입을 막고 선수들을 보호하겠다는 이유로 2020 도쿄올림픽에 불참하자 IOC가 2022년말까지 북한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자격을 정지해 모든 국제 대회 참가를 불허한 게 그 사례다.
예상되는 징계에도 우크라이나가 올림픽 보이콧을 거론하는 건 그만큼 이번 사안에 강경하게 맞서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이 돼 가는 시점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IOC와 파리올림픽을 개최하는 프랑스에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러시아의 모든 국기는 피로 얼룩졌다"며 중립국 소속으로라도 러시아 선수들이 올림픽에 출전해선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이어 지난 25일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서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 절차를 상의하던 중 러시아 스포츠 선수들의 파리올림픽 출전을 금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직접 설명했다.
거듭된 호소에도 IOC가 26일 세계 스포츠 지도급 인사들과 나눈 전화 회담 결과를 공개하면서 '다수의 견해'라는 점을 들어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중립국 또는 중립 단체로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길을 사실상 터주자 상황이 급변했다.
아시아 대륙에서 국제 종합대회를 개최하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올해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을 초청해 경쟁의 장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하고 IOC가 이에 환영과 감사의 뜻을 밝히자 우크라이나도 즉각 전 세계를 향한 여론전으로 맞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7일 전쟁의 참상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직접 확인하도록 최전선 격전지인 동부 바흐무트로 그를 초청했다고 밝혔다.
전쟁 발발 후 IOC가 러시아와 벨라루스를 제재하면서도 파리올림픽 출전을 허용한 것을 위선적인 행태로 꼬집은 젤렌스키 대통령은 "테러 국가의 대표들을 세계 스포츠 무대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막아내는 등 '페어플레이'를 위한 마라톤을 시작하고자 한다"며 IOC에 정면으로 맞섰다.
우크라이나 체육부 장관을 겸한 바딤 구차이트 NOCU 위원장도 SNS에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계속되는 한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출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입장"이라며 "만일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우크라이나는 올림픽을 보이콧하고 참가하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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