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9 (금)

올해 첫 국방장관회담 31일…한미, 무엇을 노리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핵심요약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오는 30일 한국 도착
2월에 DSC TTX, 3월 전구급 연합훈련 앞둔 시점
미국, 일본에 '미래형 해병부대' 두는 등 '중국 견제' 움직임
그러려면 '한미일 안보협력' 필요…윤석열 정부 방향과 합치
JSA 방문 가능성에 대해 한국 국방부 "계획 없다"
노컷뉴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3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소재 앤드루스(Andrews) 공군기지를 방문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오는 30일 다시 한국에 온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이후 거의 3개월만에 이종섭 장관을 다시 만나게 됐다.

국방부는 이종섭 장관이 오는 3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오스틴 장관을 만나 회담을 한다며 "이번 회담에서는 대북정책 공조, 미국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 등 다양한 동맹 현안들이 논의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앞서 미 국방부 사브리나 싱 부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방한 시 의제를 묻는 말에 "오스틴 장관이 역내 (방위에 대한) 공약을 강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일요일(29일) 출발하는 순방에 앞서 나가서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구급 연합훈련과 북핵 대비 도상연습 앞두고 방한

노컷뉴스

지난해 9월 한미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동해에서 연합 대잠전 훈련을 벌이는 모습. 해군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일단 이번 방한은 오는 3월로 예정된 대규모 한미연합훈련 프리덤 실드(FS)를 2개월 약간 안 되게 앞둔 시점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북미 비핵화 협상을 위해 중단됐던 연대급 이상 기동훈련(FTX) 가운데 해병대의 연합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이 이 때를 기해 부활한다.

물론 전구급 연합훈련을 벌이면서 한미 해병대가 상륙훈련까지 하려면 당연히 해군도 연합훈련을 해야 하므로, 일본 요코스카를 모항으로 하는 미 해군 7함대 소속 5항모강습단이 이 때 방한할 예정이다. 강습단의 기함은 니미츠급 정규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으로, 여기에 필요한 예산이 이미 올해 국방예산에 반영돼 있다.

따라서 오스틴 장관은 이번에 방한한 자리에서 연합훈련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어떤 식으로 연합훈련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지 논의할 전망이다. 물론 전구급 연합훈련은 언제나 북한의 반발을 사 왔던 만큼 이에 대한 리스크도 논의돼야 한다.

북한의 위협을 막는다는 측면에선 전구급 연합훈련 외에도 중요한 문제가 하나 더 있다. 오는 2월 열리는, 북한의 핵 사용 시나리오를 상정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이다.

TTX란 '도상연습'을 뜻하는데, DSC TTX는 북한의 핵 공격 상황을 가정해 한미가 전략자산을 투입하는 등의 의사결정 과정을 토론과 분석을 거쳐 시뮬레이션하는 것이다. 전구급 연합훈련에서 정치 또는 경제와 연결된 전면전 상황을 가정하기 위해 쓰이는 시나리오인 MSEL(Master Scenario Events List), 국가적 차원의 위기와 해결 과정을 묘사하는 정치군사게임(POL-MIL Game)과 관련이 있다. 물론 실제 전략자산은 투입되지 않는다.

한미는 작년 SCM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동맹의 능력과 정보공유, 협의절차, 공동기획 및 실행 등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핵무기의 사용 계획과 그 실행에 대해서 혼자 결정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핵무기를 쓰기 전까지는 적성국에 대해 군사·외교적으로 수많은 옵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 과정에서 한국과 더욱 협의를 강화하겠다는 뜻이다.

그 일환으로, 올해 2월 미국에서 열리는 TTX 결과를 기반으로 '맞춤형 억제전략(TDS)', 즉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에 대한 한미동맹 차원에서의 공식적인 대응책을 개정할 예정이다. 이는 쉽게 이야기하면 한반도에서 어떤 위협요소가 존재하는지를 식별하고 연구해, 여기에 맞추어 공격받는 것을 '억제'할 수 있는 '적절한' 수단과 도구를 제공하는 일이다.

오스틴 장관은 이러한 성격을 띤 DSC TTX의 준비 상황을 한국 측과 함께 점검하고 협의할 전망이다. 미 국방부는 구체적인 순방 일정에 대한 질의에 "오스틴 장관은 29일 한국, 필리핀 방문을 위해 출국한다"면서 "방문 기간, 오스틴 장관은 양국의 고위 정부·군 지도자들을 만나 역내 안정을 진전시키고 미국과의 국방 파트너십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순방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수호하는 공통된 비전을 지지하는 동맹·파트너 국가와 협력하겠다는 미국의 깊은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덧붙였다. 지극히 포괄적인 수준의 답변이다.

'미래형 해병부대' 오키나와에 두려는 미국의 방한 노림수는?

미국은 미국 나름대로 노림수가 있다. 이번 회담에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 방안을 협의하고 최근 미일정상회담 논의 내용도 한국 측과 공유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일본 방위력 강화에 전폭적 지지를 보냈고, 양국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미일 협력 강화 등을 언급했다.

이는 북한의 위협도 있지만 중국을 다분히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최근 원거리 타격 능력을 전제로 한 '반격 능력' 보유는 물론 대만 유사시 등에 대비해 규슈 남부에서 오키나와, 요나구니 섬까지 이어지는 난세이 제도의 방위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노컷뉴스

EABO 개념도. 미 해병대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일 '2+2 회담' 이후 오키나와에 주둔하는 해병대 12연대를 회계연도 2025년까지 '연안연대(MLR)'로 재구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는데, 이는 미 해병대가 수립한 개편 계획 'Force Design 2030'에 따라 미래전을 대비하는 부대다. 지상·해상·공중·우주·사이버/전자전 등 모든 '영역'을 활용해 해군과 함께 원정전방기지작전(EABO)을 벌이는 성격이다.

이 작전의 기본적인 개념은 빠르게 기동할 수 있는 해병대 병력을 섬 등지에 공격적으로 침투시켜 다연장로켓과 무인기 등을 활용해 거점을 확보하고, 다시 똑같은 방식으로 다른 섬으로 옮겨다니며 아군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 나간다는 것이다. 지난해 환태평양훈련(RIMPAC)에서 이 작전개념을 처음 시험했는데,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미국 입장에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이 필요하다. 한국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을 내세우고 있다. 약간 차이는 있지만 추구하는 방향이 같은 셈이다. 따라서 오스틴 장관의 방한에서 한미일 3국 안보협력의 일환으로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 실시간 공유와 함께, 최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한미일 대잠전 훈련 정례화 등도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일각에선 오스틴 장관의 공동경비구역(JSA) 방문 가능성이 거론되긴 하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2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확정된 계획안에는 그런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부인했다.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미 국방장관이 방한할 때 보통 한국 대통령을 만나는 만큼, 이번에도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는 일정이 당연히 포함돼 있다고 전해진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 이메일 : jebo@cbs.co.kr
  • 카카오톡 : @노컷뉴스
  • 사이트 : https://url.kr/b71afn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