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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이슈 세계 금리 흐름

‘美 금리 인상 3월 종료’ 점치는 증권가…주가 상승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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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선행지수 하락 국면에서 금리 인상 중단하거나 내려

국채금리 변곡점도 기준금리 인상 종료 시점과 맞아떨어져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가팔랐던 미국 금리 인상이 3월께 종료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세계 주요국의 긴축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부진을 겪었던 증권 업계는 올 하반기 상승랠리 기대감에 부푼 모습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3월에 금리 인상을 마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0.25%포인트 인상을 의미하는 '베이비스텝'을 밟을 것으로 봤다. 지난달에 이어 Fed가 금리인상폭을 추가로 축소할 것이란 의미다.

이에 대한 근거로 최근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원은 "미국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은 미국의 경기가 침체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미 Fed의 금리 인상 사이클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라며 "(과거에도) 경기선행지수 증가율(전년 동월 기준)이 하락 전환할 경우 Fed는 어김없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거나 금리를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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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12월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1.0% 하락한 110.5(2016년=100)를 기록했다. 최근 10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2월 고점 대비로는 7.5% 떨어졌다. 경기선행지수는 약 7개월 정도 경기변동 전환점을 예상하는 지표로 주로 경기 전망에 활용된다. 경기선행지수의 지속적인 하락은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주목할 대목은 미국 경기선행지수와 금리 인상 사이클과의 상관관계다. 과거 1980년대 이후 역대 두 지표의 추이를 살펴보면,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를 나타낼 때마다 기준금리 역시 인상을 멈추거나 인하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선행지수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밀접한 상관성을 보인다. 이런 점에서 경기 부양 목적으로 통화정책이 필연적으로 뒤따랐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투자증권은 최근의 경기 흐름과 가장 유사점이 많은 시기로 2001년 IT버블 붕괴에 따른 경기 침체기를 꼽았다. 당시 10년·2년물 국채금리의 변곡점이 기준금리 인상 종료 시점과 맞아떨어진 점에 비춰, 최근 정점을 찍고 돌아선 국채금리 움직임에도 큰 의미를 뒀다. 박 연구원은 "물가압력 둔화 시그널과 더불어 경기 침체 리스크가 커지면서 미 Fed의 베이비스텝 전환에 이어 금리 인상 사이클이 3월 FOMC 회의에서 종료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라며 "금리 인상으로 주춤했던 기술 주도의 경제 패러다임도 재차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올 2분기부터 경기가 반등하고, 하반기에는 투자심리도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단적인 예가 연초 들어 급상승하고 있는 증권 업종 관련주다. 지난해 연간 코스피가 25% 가까이 떨어지고 거래량도 줄어드는 등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증권사 실적도 부진했다. 그럼에도 올 들어 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 등 주요 증권사 주가는 코스피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으며 치솟았다. 특히 한화투자증권과 SK증권은 올 들어서만 주가가 각각 약 35%, 25% 상승했다. 같은 기간 'KRX 증권' 지수도 14% 뛰었다. 그간 위축됐던 주식거래가 다시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탓에 시장 유동성이 축소되는 과정이어서 코스피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이라는 단일 수급 주체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은 상황에서 코스피 비중 확대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증시가 랠리를 펼친 건 순전히 외국인의 '러브 코리아' 덕으로 볼 수 있다"면서 "외국인들의 자금 유입이 축소되는 시기에 한국 증시는 그동안 가려진 악재가 반영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도 "최근 코스피 반등 동력의 상당 부분은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지났다는 '기대감'이 차지한다"며 "주요 기업 실적 발표를 통해 이런 기대감에 대한 근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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