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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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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첫 공립학교·3·1만세운동 발상지 창영학교 이전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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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신성인 강제구 소령·류현진 모교

인천교육청, 여자중 신설 차질 우려

경향신문

인천 창영초등학교 전경.|인천 창영학교 이전 사태를 우려하는 시민모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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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민단체들이 인천 최초의 공립초등학교이자, 개교 116년을 맞은 인천 동구에 위치한 창영초등학교 이전에 반대하고 나섰다.

원도심으로 전락해 여자중학교가 없는 동구에 인천시교육청과 동구가 이전할 창영초등학교에 여자중학교를 신설하려는 계획이 난관에 부딪혔다.

지역주민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인천 창영학교 이전 사태를 우려하는 시민모임’은 25일 “1907년 개교해 인천 최초의 한국인 공립소학교이자 인천 3·1 만세운동의 발상지인 인천 창영초등학교 이전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인천근대교육사의 서막을 연 창영초는 조선인 교육기관으로,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인천교육의 산실이자 인천정신의 원천”이라며 “이렇게 역사적 의미가 깃들고, 인천의 상징물이나 다름없는 유서 깊은 학교를 불과 300m 거리의 재개발지역 아파트 단지로 이전한다면 창영초는 역사성과 장소성을 상실한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시민모임은 특히 “창영초는 1919년 3월6일 인천지역에서 최초로 격문을 뿌리고 독립만세를 외친 3·1 운동의 발상지”라고 설명했다.

창영초 출신은 고유섭 고고미술사학자자를 비롯해 조진만 대법원장, 신태환 서울대총장, 일장기 말살사건의 주역 이길용 기자, 극작가 함세덕, 부하들을 구하고 수류탄에 몸을 던져 폭사한 강제구 소령, 캐나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소속의 류현진 야구선수도 창영초 출신이다.

창영초에는 인천 3·1 만세운동 발상지 기념비와 구국의 상징인 강제구 소령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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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창영초등학교에 세워진 인천 3·1 만세운동 발상지 기념비.|연합뉴스 제공


시민모임 관계자는 “100년 넘은 학교를 근거리로 이전하고, 그 자리에 여자중학교를 설립한다는 계획은 역사의식이 결여된 개발우선주의 행정”이라며 “이를 방관한 인천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는 30일 예정된 창영초등학교 이전에 대한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자진 철회와 인천교육청에 공개토론회를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라고 말했다.

인천교육청과 동구는 창영초등학교를 인근 2026년 금송재개발구역 신축교사로 이전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이곳에 여자중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동구가 원도심으로 전락하면서 2014년 박문여중, 2015년 박문여고가 송도로 이전하면서 동구에는 여중·여고가 한 곳도 없기 때문이다.

인천교육청은 창영초에는 현재 213명이 재학 중이고, 인근 금송재개발구역과 전도관재개발구역 등 두 지역 개발로 769명의 학생이 증가해 이전을 안 할 경우 2026년 학급당 인원이 49명 초과해 이전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적정 급당인원 배치를 위해서는 16개 교실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창영초는 1992년 인천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돼 추가 증축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인천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주민설명회 등 의견수렴과정에서는 아무런 반대가 없었다”며 “우선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서 창영초 이전에 대한 결정을 지켜본 뒤 시민들과 좀 더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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