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를 내다 팔고 있다. |
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이 코스피에서 이탈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개인 투자자가 내다 판 주식을 외국인 투자자가 일제히 받아낸 구도여서 앞으로 증시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2일부터 16일 사이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3조368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3조150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 투자자가 팔아치운 주식을 고스란히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준 것이다.
이런 흐름은 개별 종목에서 더욱 뚜렷하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코스피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내다 팔았다. 삼성전자가 하락할 때마다 대거 순매수에 나섰던 지난해와는 대조를 이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월 16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1조원가량 순매도했다. SK하이닉스(5189억원), 카카오(2552억원), 현대차(2208억원), KB금융(2147억원) 등도 순매도 상위권에 들었다. 올 들어 그나마 반등했던 대형주를 팔아치우고 현금화한 것이다.
이렇게 대형주를 판 돈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인 종목은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KODEX200 선물인버스2X다. 개인 투자자는 이 ETF를 4127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ETF는 코스피지수가 하락할 때 2배가량 수익을 내는 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이다. 즉, 동학개미들은 코스피가 올 상반기 부진할 것이라는 데 베팅한 셈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 대기 자금도 지속적으로 줄이는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월 12일 기준 45조원대로 지난해 1월(70조원) 대비 큰 폭 쪼그라들었다. 약세장이 지속되면서 지친 개인 투자자들이 아예 증권 계좌에서 돈을 빼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들과 정반대 행보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3조원 이상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9862억원)와 SK하이닉스(3799억원) 등 반도체 ‘투톱’을 가장 많이 사들였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2022년 주식 시장이 급락하는 과정에서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를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며 “2023년에는 경기 침체가 목격되더라도 금리 인상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기 때문에 코스피가 2022년 하반기보다 약세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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