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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화물연대 총파업

'사업자단체' 여부 왜?…공정위 vs 화물연대 공방전 톺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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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조사방해 혐의' 적용…사상 첫 노조 검찰 고발
화물연대 "정권 입맛대로 목표정한 탄압 조사"
'공정거래법' 적용 받는 단체인지 여부가 관건
특고 노동권 쟁의 핵심…각계 번진 갈등 향방은
뉴시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달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화물연대의 조사방해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발표하고 있다. 2022.12.02. dahora8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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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갈등이 검찰로 넘어갔다. 경쟁당국의 사상 초유 노조 고발을 둔 각계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시장주의자' 한기정 위원장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19일 공정위는 화물연대의 현장조사 방해 혐의에 대해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이는 경쟁당국인 공정위가 화물연대에 대한 첫 검찰 고발이자, 노조 전체를 통틀어도 처음 있는 일이다. 즉각 화물연대는 성명을 냈다.

화물연대는 "이미 정권의 입맛대로 ‘화물연대 탄압’이라는 목표를 정해둔 공정위의 조사이기 때문에 이번 전원회의 심의·결정은 처음부터 공정성을 기대할 수 없었다"고 꼬집었다.

공정위와 화물연대의 갈등의 시작은 2021년과 지난해에 있었던 집단 운송거부 과정, 즉 총파업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정위는 지난해 말 화물연대가 총파업 당시 소속 화물차주들에게 운송거부를 강요하거나, 다른사업자의 운송을 방해했는지를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화물연대가 이 같은 행위를 한 것이 인정되면 이는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위반에 해당하는 행위다.

또한 공정위는 '부당한 공동행위' 여부도 살펴보겠다고 했다. 공정위가 화물연대에게 적용하고자 한 이 두 법 조항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이른바 '공정거래법'에 따른 것이다.

공정거래법은 부당한 공동행위와 구성사업자의 사업내용이나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사업자단체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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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전속고발권 폐지를 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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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관건은 화물연대를 사업자단체로 규정할 수 있는지다. '사업자단체 금지행위 위반'이 성립하려면 노조가 아닌 사업자단체여야 한다.

화물연대는 자신들이 사업자가 단체가 아닌 '노조'이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을 적용받지 않는다는 입장이고, 공정위는 화물연대가 사업자로 이뤄진 '사업자단체'라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화물연대의 정체성을 둔 서로 다른 규정은 '특수형태 근로종사자(특고)'의 노동권 관련 중요 쟁점사항이다. 화물연대 외 건설노조도 특고가 모인 노조다.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등이 대표적인 특고다.

특고가 모인 단체에 대해 사업자단체로 규정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공정위 수장인 한 위원장은 화물연대, 건설노조 등을 사업자단체로 봐야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 도마에 올랐다. 한 위원장은 대표적인 시장주의자로 알려진 인사다. 공정위원장 취임 이후 불필요한 규제 혁신 등 기업을 옥죄던 규제를 완화해 자유로운 기업활동의 발판을 마련하는 행보를 이어왔다.

'기업저격수'로 활동하던 공정위 기조가 완전히 변화한 것이다. 이와 반면 노조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대고 있다. 민주노총은 한 위원장은 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기도 했다. 공정과 중립을 지켜야 할 공정거래위원장이 스스로 'NCND 원칙'(조사 중인 사건에 관해 확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는다)을 깨고 의결에 영향을 주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화물연대는 이번 검찰 고발과 관련된 성명에서도 "예상했던 바대로 전원회의는 공정위원장이 앵무새처럼 반복했던 특고노동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여과 없이 드러내며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공정위와 화물연대의 갈등은 정치권으로도 번지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은 지난 9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공정위에 대해 "화물연대 안전운임제 요구 파업 건에 대해 공정경쟁법을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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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화물연대 파업 탄압에 대한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 한국정부 제소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 피켓을 들고 있다. 2022.12.20. bjk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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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달 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정거래법 개정안 발의의 핵심은 헌법과 노조법에 따른 행위를 공정거래법을 적용해 제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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