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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선거제 개혁

[기자수첩]선거제도 이번에는 공개 토론으로 결론짓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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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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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이번에는 다르다." 정치권에서 자주 들리지만, 신뢰는 얻지 못하는 레파토리 가운데 하나다. 정치개혁으로 불리는 내년 총선 선거제도 문제와 관련해서도 같은 말들이 들려온다. 사실 객관적 환경만 살펴보면, 이번에는 다르다는 정치권의 주장이 과장이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진표 국회의장이 연초 신년인터뷰 등을 통해 선거구제 개혁 논의에 힘을 싣는데다, 진영 논리를 넘어 여야 의원들이 손잡고 ‘초당적 정치개혁 의원모임’을 출범하는 등 객관적인 환경 변화가 관찰된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다르겠냐"는 자조가 나오는 것도 현실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은 1년 전에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20대나 21대 총선의 경우 총선은 한 달 전에서야 선거구가 확정되는 등 벼락치기로 처리됐다. 이 문제가 매년 늑장 처리된 것은 게으름때문은 아니었다. 선거구를 나누는 선 하나에 따라서 누군가는 당선되고, 누군가는 낙선되는 등 정치적 민감도 때문이다. 하물며 선거구 획정을 넘어, 선거제도 자체를 바꾸는 것은 정치적 대격변을 예고하는 일이다. 수도권과 지방, 여당과 야당 등 여러 전선 뒤에는 개개 의원들의 당락이라는 이해득실이 숨겨져 있어, 이 문제가 쉽게 결정될리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이 제대로 선거구제 개혁에 나서는 것은, 더는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판단 때문이다. 87년 체제의 한 축이었던 소선구제가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극단의 정치를 초래했다는 장본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더욱이 선거 한달 앞두고 여론 변화에 따라 4년간의 정치 지형이 결정되는 구조의 합리성에 대한 의문도 크다. 정치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정치 자체가 문제가 된 것이다.

이번에는 다른 접근법이 모색해야 한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번 정개특위에서 어떤 단일안에 대해 정개특위에서 합의하려고 생각하지 말고 2~3개 복수안을 의원들에게 제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일에 매달려 떠밀리듯 여야 지도부의 결단에 맡기지 말고 헌법기관인 개개 의원들이 제대로 토론을 벌이자는 것이다. 밀실 담합 대신 여야가 제대로 된 공개토론을 통해 국민의 검증을 받으며, 우리 정치를 어떻게 되살릴 수 있을지 토론을 통해 해법을 내놔야 한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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