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한의원연맹 회장 "김대중-오부치 선언 때 한일관계 가장 좋아"
한일·일한의원연맹 간담회 도쿄서 개최…징용 문제도 언급돼
정진석 한일의원연맹 회장 |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을 방문 중인 정진석 한일의원연맹 회장(국민의힘)은 13일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 문제 등 한일 현안이 점차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명했다.
정 회장은 이날 도쿄에 있는 고급 식당인 핫포엔에서 열린 재일본대한민국민단(이하 민단) 신년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양국의 외교 당국 간 치밀한 대화와 조율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비롯해 일본의 수출규제, 조건부 연장 상태에 있는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문제 등도 시나브로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두 차례나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이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봤다"면서 올해 한일관계 개선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민단 신년회에서 인사말하는 여건이 단장 |
한일의원연맹의 일본 측 파트너인 일한의원연맹의 누카가 후쿠시로 회장(자민당)도 민단 신년회에 참석해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누카가 회장은 "올해는 '김대중-오부치 파트너십 선언' 25주년"이라며 "당시는 정계도, 경제계도, 일반 국민 사이도 전후 역사상 가장 한일관계가 좋았던 시대라는 (한일 간) 공통의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공통의 인식에 따라 한일관계 개선을 지원하기 위해 일한·한일의원연맹은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회장을 포함해 여야 의원 10명으로 구성된 한일의원연맹 방일 대표단은 이날 오전 누카가 회장 등 일한의원연맹 소속 여야 의원 10여 명과 일본 중의원 제1의원회관에서 간담회를 했다.
일한의원연맹 측에서 징용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언급하자,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미래 지향적인 한일 관계를 위해서는 아픈 역사 문제를 풀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겪은 고통을 언급하면서 역사 해결을 위해서는 "진심으로 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일본 측의 진심 어린 사죄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일·일한의원연맹은 이날 간담회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 25주년 기념식 개최 등 올해 한일 정치권 협력 사업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정 회장은 이날 일본 총리는 역임한 아소 다로(麻生太郞) 자민당 부총재와 면담했고,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과도 만났다.
정 회장은 이날 저녁 한국 언론 도쿄특파원단과 만나 "마쓰노 관방장관과 양국 공통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관통하는 정신은 상호 존중이니 그런 인식을 토대로 올해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 진심 어린 노력을 기울이자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아소 전 총리와 만났을 때도 징용 문제를 비롯한 양국 현안과 상호 관심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징용 문제 등 한일 갈등 현안 해결과 관련해 "저는 일본 측에 일방의 노력만으로는 어렵기 때문에 '고장난명'(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 '줄탁동시'(병아리가 태어나기 위해선 안과 밖에서 동시에 껍질을 깨야 한다)의 성의 있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알아서 방안을 제시해야 하는 문제가 있고 이에 따라 일본도 성의 있는 호응을 내놓아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한일 현안에 대한 최종 매듭은 양국 외교 당국의 긴밀한 조율과 교섭 노력에 따라서 머지않은 장래에 적절한 접점에 도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ho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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