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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치열한 경쟁, 신세계 vs 현대 2파전… 눈치 보는 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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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복합쇼핑몰 건립을 두고 현대백화점그룹과 신세계그룹의 2파전 체제로 경쟁 구도가 압축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당시 지역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업에 당초 유통 3사가 모두 뛰어들었지만, 롯데그룹은 최근 부지 선정 문제 등과 함께 ‘신중모드’로 선회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당시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를 공약으로 내건 후 유통업계에서 광주 복합쇼핑몰 건립 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광주는 광역시 중 유일하게 복합쇼핑몰이 없어 ‘쇼핑 불모지’로 꼽혀왔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그동안 여러 차례 광주 진출을 시도했지만, 골목상권에 피해를 준다는 지역 상인회와 시민단체, 민주당의 반발에 부딪혀 개발 계획이 중단돼 온 것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광주 시민들은 복합쇼핑몰을 간절히 바라고 있지만, 민주당이 반대해 무산됐다”며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를 지역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현재 광주시 인구는 2021년 말 기준 143만 명으로 광역시급 이상 도시 중에서 서울 부산 인천 대구 대전에 이어 6위다. 여기에 전북·전남까지 확대하면 200만 명 넘는 상권이 형성돼 있어 시장성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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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필드 광주 조감도.<사진 신세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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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그룹, ‘더현대 광주’ 출사표
현대백화점그룹은 2022년 11월 21일 광주시 북구 일대 옛 전남방직·일신방직 공장부지(약 31만㎡)에 연면적 30만㎡ 규모의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 건립 계획을 담은 사업제안서를 시에 제출했다. 이후 광주시 신활력행정협의체 회의에서 연간 방문객은 3000만 명을 목표로 더현대 광주를 포함한 복합쇼핑타운 ‘챔피언스시티’ 청사진을 내놨다.

대형 복합쇼핑타운 챔피언스시티(50만㎡) 안에 핵심시설로 더현대 광주(30만㎡)를 건립한 뒤, 특급호텔(6만㎡), 상업시설이 모여 있는 챔피언스몰(8만3000㎡), 프리미엄 영화관 등을 조성한다. 광주를 연고지로 둔 야구단 기아타이거즈 구장인 챔피언스 필드와 연계해 ‘야구의 거리’, 광주 근현대 사업화 유산 상징인 방직공장 건축물 등을 활용한 ‘역사문화공원’도 함께 만든다. 더현대 광주의 경우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더현대 서울(19만5000㎡)과 비교해 1.5배 규모로, 현대백화점 판교점(23만7000㎡)보다 더 큰 규모로 건립할 계획이다.

좀 더 구체적인 포부로는 영업면적 3만3000㎡(약 1만 평) 이상의 ‘럭셔리 명품 전문관’이 더현대 광주에 들어설 예정이다. 압도적 규모를 바탕으로 최고의 명품 브랜드 라인업을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지역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더현대 광주가 쇼핑·관광·문화체험의 필수 코스이자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트렌디하면서도 차별화된 명품 전문관을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신 트렌드를 발신하는 국내 최고의 MZ 전문관인 ‘MZ 그라운드’도 조성한다. K팝, 글로벌 캐릭터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콘텐츠를 비롯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이슈가 된 브랜드를 국내 최초로 유치하는 등 기존 오프라인 매장에선 찾을 수 없는 아이템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외 MZ세대의 ‘오픈런’을 부르는 ‘힙스터들의 핫플레이스’로 육성하겠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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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현대 광주 조감도. <사진 현대백화점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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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품격 식(食)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국내 No.1 미식 공간인 ‘테이스티 광주’도 선보인다. 전국 유명 맛집과 광주를 대표하는 먹거리,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등 푸드 트렌드가 총망라된 공간으로, 지역 식음료(F&B) 브랜드 인큐베이팅 팝업,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특화 상품 개발 등 로컬 브랜드 발굴에도 적극 나선다.

‘문화도시 광주’의 위상에 걸맞게 일상에서 문화와 예술 콘텐츠를 끊임없이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도록 한 크리에이티브 공간 ‘컬처 타운(CULTURE TOWN)’도 들어설 전망이다. 이곳에서는 아티스트를 위한 전시·이벤트, 로컬 아티스트를 위한 스튜디오, 아동 미술 클래스 등이 운영된다.

현대백화점이 광주에 대형 복합쇼핑몰을 만들면, 2013년 현대백화점 광주점을 철수한 지 10년 만의 재입성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경영난을 겪던 ‘송원백화점’을 ‘현대백화점’으로 탈바꿈하고 위탁경영에 나섰다. 하지만 백화점이 위치한 광주역 인근의 구도심 상권이 위축되면서 15년 만에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광주신세계와 롯데백화점 광주점 등과 함께 ‘유통 빅3 체제’도 10여 년 만에 복원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더현대 광주는 50년 이상 쌓아온 현대백화점그룹의 유통 역량과 노하우를 결집한 미래형 리테일 플랫폼의 표본이 될 것”이라며 “압도적인 규모와 혁신적인 설계 및 공간 디자인, 국내 최고 수준의 MD 운영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복합 문화 공간으로 키워, 상상이 현실이 되는 ‘꿀잼도시’ 광주광역시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신세계그룹은 ‘스타필드 광주’ 건립을 추진하는 한편, 기존 광주신세계 백화점을 확장해 ‘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를 건립하겠다는 투트랙 계획을 내놓고 있다. 일단 지난 11월 21일 백화점 신축 확장을 위해 도로 부지 확보와 관련한 ‘지구단위 계획 변경안’ 계획서를 시에 제출했다. 백화점 확장 계획서나 스타필드 건축 계획서는 2023년 초까지는 제출한다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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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신세계도 확장 계획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광주 서구 광천동에 위치한 광주신세계를 확장하고자 한다. 백화점 주변 83m의 시 도로를 사업 부지로 편입하고 117m 길이의 대체 도로를 신설해 시 도로를 ‘ㄱ’자 형태로 활용하겠다는 내용이다. 제안서가 통과되면 편입한 도로 부지는 백화점 확장에 쓰고, 공공기여를 위해 왕복 4차선 지하차도를 건립한다. 계획 중인 영업면적은 총 13만2230㎡(4만 평) 규모로 세계 최대인 신세계 센텀시티점에 준하는 크기다. 현재 영업 중인 백화점(1만1200평)보다도 4배 이상 큰 규모다.

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에는 매장 곳곳에 예술 작품을 선보일 갤러리와 미디어아트월, 지식의 향연이 가득한 오픈형 대형 서점 등을 더해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갤러리의 규모와 격을 미술관급으로 높이고, 세계적인 수준의 체험형 아트프로젝트와 층별 아트스테이지 등 문화와 예술, 휴식이 함께하는 공간을 선보인다. 옥상공원, 루프톱 레스토랑, 펫파크 등이 어우러진 도심 속 테마파크 ‘빛고을 옥상정원’과 초대형 자연 채광 보이드, 실내 폭포 등은 시민들의 대표적 힐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이곳을 서울 강남점과 센텀시티점, 대전신세계 등 전국 주요 점포의 장점을 한데 모으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현재 입점한 루이비통에 더해 에르메스와 샤넬 브랜드 유치를 추진해 호남 지역 최초로 3대 명품 브랜드를 모두 들여놓는다는 포부다. 현재 전국 백화점 중 에·루·샤를 모두 유치한 곳은 총 7곳이다. 이 중 신세계백화점 지점은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 대구점 등 4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호남지역에 광주신세계 말고는 루이비통이 입점해 있는 백화점도 없고, 샤넬과 에르메스도 없는 상태라 광주 지역 소비자들이 에·루·샤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선 수도권으로 원정을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결제, 디지털 미디어, 인공지능·메타버스·NFT 등 최신 디지털 트렌드가 담긴 ‘스마트 스토어’도 구현할 예정이다. 이동훈 광주신세계 대표는 “혁신을 거듭해온 신세계가 세계 최정상급 강남점의 ‘럭셔리’에 세계 최대 센텀시티점의 ‘초대형’ 위용을 결합한 광주 지역의 새 랜드마크 개발에 나선다”며 “28년간 현지법인으로 함께 성장해온 지역 대표 기업으로서 기존 광주신세계의 가치를 계승하고, 차별화된 콘텐츠와 브랜드로 가득 채운 지역민들이 원하는 명소를 가장 빠르게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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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신세계 아트 앤 컬처 파크 조감도.<사진 신세계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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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광주 광산구 어등산 관광부지에 신세계프라퍼티 주도로 ‘스타필드 광주’도 건립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16년 9월 스타필드 하남 오픈을 시작으로 국내에 복합쇼핑몰 개념을 처음으로 소개했다. 현재 스타필드 4곳(경기도 하남·고양·안성, 서울 코엑스몰)과 도심형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시티(위례, 명지, 부천) 3곳 등 총 7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스타필드의 슬로건은 ‘쇼핑 테마파크’다. ‘고객의 시간을 공유한다’는 점을 핵심가치로, 쇼핑·문화·레저·엔터테인먼트 등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원 데이 트립이 가능한 쇼핑몰을 구성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주된 방문 목적이 쇼핑이기 때문에 고객들이 효율적인 소비를 할 수 있게 상품 판매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하는 게 일반적이다. 반면에 스타필드는 주로 나들이, 휴양 목적으로 찾기 때문에 고객들이 다양한 체험을 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식음, 서비스, 엔터테인먼트 등 상품판매 외 공간을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한다.

신세계그룹이 스타필드 광주 후보지로 어등산 관광단지를 선정한 이유는 넓은 부지에 다양한 체험 시설을 조성할 수 있는 여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300여 개 이상의 브랜드를 유치하고 도심형 워터파크와 체험형 스포츠 시설을 들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최근 “스타필드 하남, 고양, 코엑스에 이어 2023년 수원, 창원에 다음 광주가(스타필드의) 중요한 핵심도시”라며 “스타필드 광주만의 차별화된 콘텐츠와 휴양이 결합한 체류형 복합쇼핑몰을 개발해 지역 관광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역량과 노하우를 집결할 것이다. 빠른 시일 내에 부지 확정, 마스터플랜, 행정 절차를 마치고 착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복합몰 건립 의지를 강조했다.

롯데의 복합몰 건립 참여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부지 실사를 마치고 사업성을 검토 중이라는 말을 반복 중이다. 롯데그룹은 양산동 롯데칠성 공장과 우치동 패밀리랜드 부지, 어등산 등 복합쇼핑몰 부지 3곳에 실사를 마치고 마지막 사업 참여 여부 결정을 두고 고심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주 복합몰 건립은 현대가 따내면, 신세계가 떨어지는 구도가 아니다. 각각 저마다 부지를 정해 사업을 추진해나가는 형태”라며 “광주 이외에 호남 일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는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유통 대기업들 간의 설전이 예고된다”고 설명했다.

홍성용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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