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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英 해리왕자 "탈레반 사살 규모 공개는 개인적 치유 여정 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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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이 마클에게 트럼프에 관해 물어…찰스 3세 곰인형 갖고 다녔다

BBC "지하철로 몇정거장 가듯 아프리카 여행…바깥세상 이야기는 없어"

연합뉴스

영국 해리 왕자 부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해리 왕자는 자서전에서 개인적 치유 여정을 위해 탈레반 사살 인원을 공개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해리 왕자는 10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피플 매거진 인터뷰에서 "나는 치유 여정을 통해 침묵이 가장 효과가 없는 치료법임을 알게 됐다"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자세히 알리고 표현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로 선택했으며, 그것이 남들도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자서전 '스페어'에서 아프가니스탄 파병 중 아파치 헬기를 몰고 탈레반 전사 25명을 사살했다고 밝히고, 그것이 체스판에서 말을 제거하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가 상당한 역풍을 맞았다.

일부 참전 군인들은 탈레반이 보복에 나설 수 있다며 보안 우려를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해리 왕자는 뉴욕 맨해튼에서 '더 레이트 쇼' 토크쇼 녹화를 하러 가면서 총기를 소지한 경비원들을 대동해서 눈길을 끌었다.

자서전 내용은 스페인어판을 토대로 이미 상당 부분 알려졌지만 이날 영어판이 공개되면서 형과 아버지 등 가족을 향한 공격, 해리 왕자의 내밀한 사적 이야기들에 관한 보도가 계속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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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해리 왕자 자서전 '스페어'
[촬영 최윤정]


해리 왕자는 자신은 형인 윌리엄 왕세자가 장기기증이 필요할 경우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태어난 '스페어 부품'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2016년 윌리엄 왕세자가 당시 여자친구 메건 마클을 처음 만났을 때 마클이 인사하며 껴안자 윌리엄 왕세자는 크게 충격받아 움츠렸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마클은 낯선 이를 만났을 때 껴안는 스타일인 반면 윌리엄 왕세자는 모르는 사람과는 잘 포옹을 하지 않는다면서 문화 차이라고 주장했다.

해리 왕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마클을 처음 만났을 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기도 하고 즐거운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당시 해리 왕자와 마클은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의 전 부인을 만나러 가는 길이었는데 마침 여왕도 온다는 전화를 받았다.

앤드루 왕자의 전 부인은 여왕을 만났을 때 예법을 알려줬고, 여왕은 약 20분간 같이 있다가 자리를 떴다.

해리 왕자는 당시 마클이 앤드루 왕자를 여왕의 개인 비서로 착각했다면서 마클이 말해온 대로 왕실에 관해 검색해보지 않은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찰스 3세 국왕이 13세에 스코틀랜드 기숙학교에 들고 간 이래 늘 갖고 다닌 낡아빠진 곰 인형이 찰스 3세의 어린 시절 외로움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여왕 즉위 50주년 행사 때 밴드 퀸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가 연주하는 동안 여왕은 버킹엄궁 안에서 귀마개를 끼고 있었다고 공개했다.

자서전에는 마클과 만난 지 얼마 안 됐을 때 런던의 마클 호텔 방에서 데이트한 일이나 남극에 갈 때 성기에 또 동상을 입지 않으려고 맞춤형 쿠션을 썼던 일, 윌리엄 왕세자가 결혼식 때 여왕 반대로 좋아하는 옷을 못 입었다거나 이튼 스쿨 재학 중 친구들이 자기 머리를 밀어버렸을 때 윌리엄 왕세자가 남들처럼 웃었다는 등의 얘기도 담겼다.

찰스 3세가 디오르 향수를 뿌리고 어머니를 잃은 어린 아들이 잠들 때 곁을 지켜주려고 했지만 다정한 말을 직접 못하고 메모로 전하거나 학교 연극을 보다가 엉뚱한 부분에서 웃었다는 등의 내용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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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찰스 3세 국왕 부부와 해리 왕자 부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BBC는 서평에서 해리 왕자의 모든 이야기 중심에는 어머니의 죽음 후 트라우마가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책에서 빠진 것은 바깥세상에 대한 인식이라면서, 파파라치의 플래시에 눈이 먼 것 같다고 평가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아무도 전기요금 등을 걱정하지 않고, 해리 왕자는 지하철을 타고 몇 정거장 가듯이 아프리카를 오간다고 했다.

BBC는 해리 왕자가 지하철을 타본 것은 수학여행 때뿐이므로, 아프리카보다 지하철이 더 이색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BBC는 자서전에서 찰스 3세는 다소 구식으로 묘사되는데 이번에 아들의 자서전을 보면서 'TMI'(너무 과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라는 말을 새로 알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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