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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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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이 트리거로···'인태전략·칩4' 곪았던 韓中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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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한국인 단기비자' 중단]

◆韓·中 관계 급속 냉각

尹정부 美중심 가치외교에 불만

中 "차별적 입국제한 상응 대응"

새 외교라인 '강성기조' 드러내

추가 보복조치 신호탄 가능성도

전문가 "韓 원칙 갖고 판단해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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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위태위태하던 한중 관계가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위기를 맞았다. 한국 정부는 최근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의무화하고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이에 반발하며 상응 조치를 경고해온 중국 정부는 10일 한국인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 중단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외교가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한미 동맹 강화 기조 등으로 그간 껄끄러웠던 한중 관계가 결국 고비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표면상으로는 중국 정부가 한국의 방역 강화 조치에 몽니를 부리며 맞불을 놓은 것으로 보이지만 윤석열 정부의 가치 외교에 불만을 품어온 끝에 보복 조치를 감행했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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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보복성 조치에···외교부 “유감”=중국 정부는 우리 국민의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하며 방역 강화에 대한 보복 조치를 단행한 것과 관련해 ‘대등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소수 국가는 과학적 사실과 자국의 감염병 발생 상황을 외면하고 여전히 중국을 겨냥해 차별적 입국 제한 조치를 고집하고 있다”며 이같이 비난했다. 왕 대변인은 이어 “중국은 이에 대해 결연히 반대하고 대등한 조치를 했다”고 강조했다. 우리 국민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 전면 중단과 일본에서 중국으로 가는 비자 수속을 정지한 것이 한국과 일본의 방역 강화에 상응한 조치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정부도 유감을 표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이번 조치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외교 채널을 통해 중국 측에 우리 입장을 전달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이번 조치를 한국 정부에 사전에 설명해왔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한국의 중국발 입국자 방역 강화 조치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는 최근 중국 내 방역 조치 완화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점을 고려해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한 한국행 단기비자 발급을 이달 2일 중단했다. 중국 정부는 외교부 대변인 정례 브리핑 등을 통해 한국을 포함한 미국과 일본 등의 중국발 입국자 대상 방역 강화 조치에 반발하며 대등한 상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해왔다. 친강 신임 중국 외교부장은 전날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첫 전화 통화에서 한국 측 방역 강화 조치를 겨냥해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태도를 취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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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더 높아지나···"중국, 가치 정부 표명한 尹 정부와 함께 못 가"=외교가에서는 중국의 이번 대응을 두고 불합리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과거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한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일방적으로 중단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다. 중국 정부는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 초기 한국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에 대한 전면 입국 금지 조치를 갑작스레 발표한 바 있다. 특히 한국은 당시 중국에 대한 별도 방역 조치를 내놓지 않아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던 때였다. 중국은 당시부터 지금까지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에게 관광비자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를 윤석열 정부의 미국 중심 외교에 대한 중국의 경고성 조치로 해석한다. 중국 정부가 이번 조치에 윤석열 정부의 대미 경사에 대한 불만과 경고 메시지를 담았다는 얘기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매우 감정적”이라면서 “주요국 가운데 중국에 대한 방역 강화 조치를 가장 늦게 취한 한국에 가장 먼저 보복 조치를 하는 것은 한국을 향해 새로운 외교 라인의 강성 기조를 분명히 드러내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중 관계를 잘 풀어가보려는 한국의 상황 인식과 정서를 거슬러 상당한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있다는 점에서 패착”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조치가 추가 보복 조치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 당국은 그간 미국 주도의 반중 협의체로 평가받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 반도체 공급망 협력 대화(칩4) 등에 한국이 참여 의사를 밝힐 때마다 거세게 반발해왔다. 이에 더해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말 미국과 일본의 선례를 따라 독자적인 인도태평양 전략을 만들어 발표했는데 인도태평양 전략은 명칭에서부터 중국 견제의 의미가 담겨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한중 관계가 앞으로 많은 도전 요인에 직면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가치 중심 외교 천명으로 결국 중국과는 협력하기가 어려워졌고 중국은 당연히 반발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어 “결국 정부가 미국이 만들어놓은 세계 질서를 따라가는 과정에 있어 중국과의 대립 및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원칙을 갖고 잘 판단하는 것 외에는 해답이 없다”고 말했다.

박경은 기자 euny@sedaily.com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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