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MS·ASML·알파벳 등 순매도 상위
환차익 상실·하락장세에 손절매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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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이른바 ‘서학개미(미 주식 소액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해 12월 미국 주식 순매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약 9% 급락한 데 따라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서학개미들은 테슬라에 대해서 만큼은 매수세를 유지하며 남다른 사랑을 보였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부터 30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 91억4655만달러(약 11조3875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93억6749만달러(약 11조6625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른 순매도 결제액(매도 결제액에서 매수 결제액을 뺀 값)은 약 2억2094만달러(약 2758억원)였다.
주식 투자 열풍 이후로 미국 주식을 대량 매수해온 국내 투자자들이 포지션을 매수에서 매도로 전환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지난해 7∼8월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환차익을 누리려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순매도액은 7월엔 367만달러, 8월엔 5억7153만달러에 이르렀다.
지난해 12월은 환율이 1200원대로 비교적 안정세에 접어들며 환차익도 누릴 수 없었던 데다가 하락장세가 한 달 내내 계속돼왔던 점 등을 고려하면 상당수 투자자가 미국 주식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 1∼30일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다우 존스 산업평균지수는 4.17% 하락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90 떨어졌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종합지수는 8.73%나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도한 종목 대부분도 기술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매수·매도결제액 상위 50 종목 가운데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NVIDIA)의 순매도액이 9744만달러(약 1217억원)로 가장 많았고,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4472만달러·약 559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나스닥에 상장된 세계 1위의 네덜란드 노광장비 생산업체 ASML(4099만달러·약 512억원)과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3783만달러·약 473억원) 등도 순매도 상위 종목에 꼽혔다.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울트라숏 블룸버그 내추럴 가스(PROETF ULTRASHORT BLOOMBERG NATURAL GAS)’ 상장지수펀드(ETF)도 순매도 결제액이 비교적 큰 4295만달러(약 535억원)로 집계됐다. 이 종목은 천연가스 선물 지수가 하락할 때 하락률의 2배에 해당하는 수익을 내는 ETF로, 최근 천연가스 가격 급락에 12월 중순부터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해당 종목을 팔아치운 투자자들은 대부분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서학개미들의 오랜 사랑을 받은 테슬라는 12월 한 달간 주가가 30% 이상 급락했음에도 매수세를 여전히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순매수 결제액 규모는 2위로 밀려났다. 나스닥 100지수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QQQ’의 순매수 결제액이 1억4193만달러(약 1769억원)로 집계돼 테슬라(1억1109만달러·약 1383억원)를 제쳤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는 과거 버블 붕괴 사례를 답습하고 있다”며 “올해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 하락세가 주춤할 시점은 됐어도 완전한 바닥으로 보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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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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