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언론 "열병식에 군인·공무원·학생·연예인 수천명 동원, 수십억원 소요"
2015년 테인 세인 대통령(오른쪽)과 비교된 2023년 독립기념일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의 열병식 복장. [이라와디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양곤[미얀마]=연합뉴스) 이정호 통신원 = 지난 4일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군부가 진행한 제75주년 독립기념일 축하 행사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현지 매체 이라와디는 미얀마군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의 복장을 제일 문제 삼았다. 미얀마 대통령 입는 전통 예복인 황금색 스웰을 입고 나와 마치 대통령인 양 군대 사열을 받고 국가 유공자에게 훈장을 수여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군복을 벗고 최초 민간 대통령이 되었던 테인 세인과 비교한 사진을 올려 '대통령 병에 걸린 총사령관'이라는 기사 제목을 붙였다.
실제로 쿠데타 직후 맨먼저 거처를 대통령 궁으로 옮긴 사실과 아웅산 수치 전 국가고문이 제시한 부통령과 국가행정평의회(SAC) 의장직을 마다하고 쿠데타를 일으킨 사실도 지적했다.
이날 행사를 위해 네피도로 차출된 미얀마 군인과 공무원, 학생, 연예인 수천 명은 한 달 동안 매일 새벽부터 연습해야 했으며 이날 하루 행사를 위해 수십억 원의 비용이 들었다고 아리와디는 전했다.
미얀마는 현재 극심한 인플레이션으로 세계 3위의 쌀 수출국인데도 쌀값이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최대 상업도시 양곤마저도 하루에 5~8시간씩 정전이 계속되는 암울한 국가 경제 상황에서 이런 막대한 경비를 지출해야 했냐는 비난도 빗발쳤다.
이라와디가 '노쓰 미얀마'라고 비웃은 독립기념일 미얀마군 퍼레이드. 2023.1.4. |
이라와디는 미얀마 역사상 최대의 거대한 열병식과 군사 퍼레이드를 두고 북한이 연상되었다며 '노쓰 미얀마'가 되고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끄떡없다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국영방송을 통해 대규모 열병식과 군사 퍼레이드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것과 똑같다는 것이다.
미얀마군도 북한과 같이 전투기, 장갑차, 미사일 등을 동원해 군사 퍼레이드를 진행했다.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으로 끝난 2020년 미얀마 총선을 부정 선거라고 주장하며 이듬해에 쿠데타를 일으킨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정권에 반대하는 민주 세력을 유혈 탄압하고 있다.
인권단체 정치범지원협회(AAPP)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23개월 동안 군부에 의해 2천7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했고, 1만7천여 명이 체포·구금되었다.
202134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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