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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리포트] 톰 행크스의 까칠 매력 ‘오토라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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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할을 따내려고 365일 밤마다 프로듀서와 잠자리를 같이 했죠”

동네 어디서나 한 명쯤 있을법한 까칠한 이웃 ‘오토’를 연기한 톰 행크스(66)의 익살스러운 대답이었다. 영화 ‘오토라는 남자’의 프로듀서인 리타 윌슨은 34년 간 그와 함께 살아온 갑장의 아내다. 영화 제작자인 리타 윌슨에게 오래 전 DVD가 배달되었다. 스웨덴 영화 ‘오베라는 남자’(2015)였다. 시놉시스가 흥미로워 플레이를 시작한 지 20분 만에 그녀는 리메이크를 결정했고 “당신이 꼭 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남편 톰 행크스의 어깨를 툭툭 쳤다. 스웨덴의 무명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을 베스트셀러 작가 대열에 올린 원작도 단숨에 읽어버렸다.

‘오베라는 남자’는 2013년 번역 출간 당시 18개월 연속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른 화제작이다. 한국에서 소설이 먼저 번역되는 바람에 주인공 이름이 ‘오베’가 되었지만 영화에서는 ‘우베’로 불린다. 아내가 세상을 떠난 후 작정하고 인생을 마감하려던 깐깐한 우베는 새로 이사온 이웃을 만나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가족’을 찾았다. 그리고 톰 행크스를 만나 너도나도 불러보고 싶은 ‘오토’로 변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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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아카데미 뮤지엄에서 특별 상영회가 끝난 후 톰 행크스와 리타 윌슨, 마크 포스터 감독, 그리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영화 속 ‘마리솔’의 멕시코 여배우 마리아나 트레비노 등과의 질의 응답이 진행됐다. 이날 각색에 참여한 데이비드 매길, 작곡가 토마스 뉴먼과 더불어 깜짝 게스트가 등장해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영화 속 플래시백 장면에서 오토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트루먼 행크스, 톰 행크스의 친아들이다. 부모 덕에 캐스팅된거겠지 묻자 트루먼 행크스는 “마크 포스터 감독 때문이다. 그의 영화 ‘스트레인저 댄 픽션’을 너무 좋아했고 포스터 감독의 달콤한 설득에 넘어가 버렸다”고 답했다.

아들에게 연기 조언을 해주었냐는 질문에 톰 행크스는 “습관적인 제스처와 화가 났을 때의 걸음걸이에 대해 조금 이야기했을 뿐인데 26살의 내 모습과 꼭 닮아 있었다. 다행스러운 건 거기까지다. 앞으로 40년 후에도 나와 닮아 있을 것 같아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응수했다. 톰 행크스의 일방적인 티키타카였지만 어쩐지 분위기가 흡사한 이들 부자를 캐스팅하고 지루할 틈 없이 교차 편집한 포스터 감독의 노련한 연출은 소설이 지닌 액자식 구성을 무리없이 스크린에 옮겨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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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라는 남자’는 오는 13일 미 전역 개봉을 앞두고 지난 성탄절 연휴 LA와 뉴욕 4개 극장에서 상영해 스크린 당 1만5,000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입을 올렸다. 골든 글로브상은 투표 마감 하루 전날 특별 시사회를 딱 한번 갖는 바람에 많은 회원들이 관람하지 못해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오랜 만에 만나는 톰 행크스표 코미디가 긴 여운을 남긴다. 영화 주제가인 ‘틸 유어 홈’의 가사를 쓰고 노래까지 부른 프로듀서 리타 윌슨은 “더이상 당신의 삶에 없는 그 누군가와 여전히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생각하며 세상을 떠난 부모, 친구와의 대화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했다.

“오베가 세상을 흑백으로만 본다고 사람들은 말했다. 그러나 그녀(아내 소냐)는 컬러였다. 그가 가지고 있는 모든 색깔이었다”고 묘사한 배크만 작가의 간단 명료한 설명처럼 인생 최악의 순간, 인생 최고의 이웃을 만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리라. 2023년 새해에는 온통 흑백이었던 세상에 단 하나의 컬러가 되어주는 사람, 그 컬러를 간직하게 해주는 이웃들이 되기를 바란다./ 하은선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HFP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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