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10번 넘게 집을 옮겨 다닌 두 작가 지망생의 이사기
이처럼 서울에 집은 많고 많지만, 여전히 살 곳을 찾지 못해 정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웹툰 '자리' |
'자리'는 미대를 갓 졸업한 두 친구가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찾아 10년에 걸쳐 열 곳이 넘는 집을 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웹툰이다.
주인공 송이와 친구 순이는 각각 웹툰 작가와 어린이 책 그림작가를 꿈꾸는 20대 지망생이다.
둘은 작업실 겸 집을 구하려 하지만, 수중의 300만 원으로 서울 한복판에서 멀쩡한 집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이들은 우선 깨진 타일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폐 목욕탕에 작업실을 차리지만, 겨울이 다가오자 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못 이기고 4개월 만에 짐을 뺀다.
그다음에는 바닥에 주인집과 연결되는 큰 구멍이 있는 것만 빼면 괜찮은 다락방에 살았지만, 불법 임대에 속아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쫓겨난다.
간신히 구한 구축 빌라 반지하 셋방에서는 강도를 당하는 바람에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이사를 나가기도 한다.
이처럼 온갖 집을 전전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각종 기상천외한 집 구조와도 맞닥뜨린다.
어떤 집에는 싱크대 바로 옆에 변기가 놓여있었고, 또 다른 집의 경우 화장실 창문을 열면 옆집과 연결돼 있었다. 아예 화장실이 따로 없고 방 한복판 자개장 안에 변기만 하나 덜렁 놓인 집도 있었다.
하자 있는 매물들이다 보니 제대로 된 부동산에서 거래하는 경우도 드물었다.
자주 다니는 어묵 가게 옆에 붙여놓은 전단을 보고 매물을 찾은 뒤 전파사에서 계약서를 쓰곤 했다.
웹툰 '자리' |
이들이 서울에서 찾지 못한 것은 따뜻하고 안락한 집만이 아니었다.
번번이 공모전에서 떨어지고 영어교재나 웹소설 삽화로 근근이 생계를 잇는 송이, 그림을 착실히 그리지만 출판사에서 어떤 연락도 받지 못하는 순이는 자신들이 꿈꾸던 자리에 닿지 못한다.
제목 그대로 웹툰 '자리'는 두 작가 지망생이 물리적 '자리'인 집과 사회적 '자리'인 직업을 찾아가는 과정을 동시에 그린 셈이다.
이 웹툰은 현재 딜리헙에서 볼 수 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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