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복 정무수석 접견…"계묘년, 귀 큰 토끼처럼 국민 목소리 잘 들어야"
이진복 "중대선거구제, 尹대통령 소신 말씀하신 것…국회, 진지하게 토론해달라"
정무수석 접견하는 김진표 국회의장 |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정윤주 기자 = 김진표 국회의장은 4일 정치권 화두로 떠오른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 "늦어도 2월 중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가 단수의 안을 내기는 어렵지만 복수 안을 내면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김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대통령실 이진복 정무수석을 접견하면서 이같이 제안한 뒤 "복수 안을 내놓으면 국회에서 전원위원회를 열어 300명 국회의원이 모두 의사표시를 하고, 이를 중심으로 약 200명만 찬성하는 안을 만들어낸다면 한 달이면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조선일보와 신년 인터뷰에서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거론한 것에 화답하면서, 내년 4월 총선 1년 전까지 속도감 있게 선거제를 개편할 방법론을 제시한 것이다.
김 의장은 "일주일에 두 번씩, 하루에 두 시간씩 계속 회의하고, 자문위원들이 자문해주고 국민 (여론)조사도 해서 의견을 반영하면 올해는 좋은 출발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도 했다.
그는 전원위 논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과거에는 당 대표나 지도부, 당의 선거 책임자, 전략기획위원장 등만 소수로 참여해서 이해관계를 계산하고 따졌으나 그들이 계산한 이해관계대로 선거 결과가 나타나지도 않는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장께도 '선관위에서 독립적으로 단수가 아닌 복수 의견을 정개특위에 보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윤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승자독식의 현행 소선거구제를 개선하자는 말씀을 주셨는데 많은 국민에게 공감을 받는 것 같다"며 "대구·경북에서도 진보 성향 유권자를 대변할 정치인이 당선될 수 있고, 호남에서도 보수 정치인이 당선돼야 국민 의견을 잘 반영하고 지나친 대립과 갈등을 막을 수 있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그게 잘 되려면 정무수석께서 국회로 발품을 많이 파셔야 할 것 같다"며 "여당 의원들도 자주 만나야 하지만 야당, 민주당 의원들도 자주 찾아달라"고 당부했다.
정무수석 접견하는 김진표 국회의장 |
이에 이 수석은 "제가 발품을 파는 것도 중요하고, 심부름할 게 있으면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대통령께서 '해라, 말아라'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라며 "그런 차원에서 국회가 진지하게 토론하면 어떻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김 의장은 신년 인사차 난을 가져온 이 수석에게 "계묘년 토끼해에 정무수석을 통해 좋은 난을 보내주셔서 새해에는 국회와 대통령의 관계가 훨씬 원활하게 소통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국민들께 드릴 수 있겠다"며 "토끼는 귀가 큰 동물이니, 정부도 정치권도 국민 목소리를 잘 듣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덕담했다.
이 수석은 접견 뒤 기자들과 만나 "(여)당과 (야)당도, 대통령실도 올 한해 서로에게 부드럽고 순한 말을 하자는 말씀을 주셨다"며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칭찬받을 수 있는 정치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으셨다"고 전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중대선거구제 언급에 대해서는 "언론사 인터뷰 과정 중에 그런 질문이 있으니 소신을 말씀하신 것"이라고 답했고, 여당과의 사전 교감 여부 질문에는 "전혀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일축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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