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데믹에 영국 의료체계 비상
영국 런던 병원 구급차 |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정부가 독감이나 코로나19 등 호흡기 감염으로 아플 때 꼭 밖에 나가야 하면 마스크를 쓰라고 권고했다.
영국에선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진 지 오래이지만 겨울 독감과 코로나19가 함께 유행하고 의료 체계 부담이 커지자 마스크 권고를 꺼내들었다.
영국 보건안전청(UKHSA)은 몸이 좋지 않으면 집에 있고, 나가야 할 경우엔 바이러스를 퍼뜨리지 않도록 마스크를 쓰는 게 분별력 있는 행동이라고 권고했고 마크 하퍼 교통부 장관도 3일(현지시간) 같은 입장을 밝혔다.
보건안전청은 또 개학을 앞두고 아이들이 아프고 열이 나면 학교에 보내지 말라고 권고했다.
최근 영국에선 코로나19와 독감 환자가 급증하면서 의료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여러 병원이 평소같이 운영할 수 없다고 '중대사건'을 선언한 상태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잉글랜드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 8명 중 1명은 코로나19와 독감 환자다.
성탄절에 독감 입원환자는 3천849명으로 1년 전의 100배였다. 코로나19 입원환자는 9천459명으로 한 달 만에 두 배가 됐다. 영국의 코로나19 감염자는 130만명으로 추정된다.
환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NHS 직원 8천명도 성탄절에 코로나19로 일을 하지 못했다.
BBC는 복통으로 밤에 응급실에 갔다가 맹장이 터질 위험이 있으니 긴급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은 남성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수술은 다음 날로 잡혔고 병원에 빈 침상이 없어서 담요를 얻어 차에서 자야했다.
BBC는 작년 11월 기준 잉글랜드에서 응급실 환자 3분의 1이 4시간 이상 대기했고 입원 결정이 난 후엔 10명 중 4명이 4시간 이상 간이침대에서 자리가 나기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런던의 구급서비스는 구급차 출동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응급실 밖 대기 시간을 최장 45분으로 설정했다. 그러면서 환자 상태가 위급하지 않으면 의료진에게 인계하지 못하더라도 대기실 트롤리 등에 눕혀둔 뒤 의료진에게 통보만 하고 나오라는 지침을 내렸다.
필 반필드 영국의학협회(BMA) 회장은 용인할 수 없고 지속가능하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정부에 즉각 대응을 요구했다.
이날 총리실 대변인은 의료 서비스가 전례 없는 도전을 받고 있다고 인정하고 병상 수를 늘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보건서비스(NHS)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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