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호 블라인드펀드 마지막 투자 전망
재무 안정·오너리스크 해소·팬데믹 종료 기대
서울회생법원은 15일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항공사 이스타항공에 대해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은 회생 개시 전까지 채권자들이 이스타항공의 자산을 함부로 가압류하거나 팔지 못 하게 하고 모든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다. 사진은 지난해 9월 이스타항공 사무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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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상훈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VIG파트너스가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이스타항공의 경영권 인수를 위해 최대주주 ㈜성정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성정은 지난해 2021년 11월 이스타항공 신주를 인수, 최대주주(100%)로 올라섰으며 현재 지분 전량을 넘길 지를 두고 VIG파트너스와 협상 중인 상황이다.
VIG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 초 조성한 9500억원 규모의 4호 블라인드펀드를 통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한다는 전략이다. 현재까지 펀드 소진율은 80%로 이스타항공에 대한 투자는 드라이파우더(미소진물량)를 통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펀드를 통해 온오프라인 지식공유 플랫폼 업체 디쉐어를 시작으로 상조업계 1위 프리드라이프, 쿤달(KUNDAL)로 유명한 더스킨팩토리, 유기성폐자원 처리업체 바이오에너지팜아산, ‘콤부차’ 음료 제조사인 티젠에 투자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하고 같은 해 6~7월 재운항 목표로 세웠으나, 아직 실행에 옮기지 못한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이스타항공이 2021년 11월 면허를 발급하는 과정에서 자본잠식 사실을 숨기고 허위로 회계자료를 제출했다는 이유로 경찰 수사를 의뢰하기도 했다.
이후 지난해 9월 경찰은 이스타항공의 혐의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지만 AOC(항공운항증명) 발급이 계속 늦어지며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AOC 발급이 지연되며 임직원들은 유급휴업과 휴직 등 불안정한 근무형태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의 경영정상화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에서도 VIG파트너스가 인수를 검토 중인 이유는 이스타항공의 재무 여건이 그만큼 나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성정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서 AOC 발급을 위해 매달 수십억원의 고정비용을 쏟아 부은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인 이상직 전 국회의원이 수백억원의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는 등 오너리스크가 해제된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회사 경영을 지휘했던 김유상 대표도 지난해 9월 회사를 떠났다.
IB업계 안팎에선 이스타항공의 인수가격을 약 15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대주주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한 가격이다. 아직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여파로 운항이 정상화되지 않은 만큼 기업가치대비 저평가됐다는 시각도 있다. 재무구조 역시 성정이 인수하면서 안정화되어가고 있으며 AOC 발급으로 운항만 정상화된다면 금세 실적이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다.
여행 수요가 살아난다면 VIG파트너스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항공사+여행사’ 시너지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VIG파트너스의 크레딧 부문인 VIG얼터너티브크레딧은 여행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52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다만 VIG파트너스는 아직까지는 이스타항공 인수와 관련해서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VIG파트너스측은 “이스타항공에 대한 투자를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awar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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