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기 편해졌다 vs 자영업 죽는다" 대형마트 규제완화에 두 목소리

대형마트 온라인 영업확대에 찬반 팽팽

지난 29일 서울 한 대형마트의 휴일 안내문.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대형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새벽(0시∼오전 10시) 배송이 가능해지고 의무휴업일에도 온라인 배송을 할 수 있게 된다. 2012년 관련 규제가 시작된 지 10년 만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소비자의 혜택이 늘어날 것이란 긍정적 의견과 중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는 부정적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쓱닥컴'. /뉴시스

할인마트 온라인 분야 경쟁력, 상승할 것

국무조정실은 지난 28일 전국상인연합회,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등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대·중소유통 상생발전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합의 실행을 위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에 나설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가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은 한 달에 2번인 일요일 의무휴업일에도 배송을 할 수 있게 됐다. 새벽 시간에도 오프라인 점포에서 배송이 가능해진다.

이 같은 변화를 두고 일각에선 대형마트 업체들이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실제로 일부 대형마트의 경우 이번 규제 완화에 따라 배송 차량 증차와 인력 충원으로 주말, 새벽 배송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규제완화를 통해 업계에서는 신선식품의 재고 소진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존에는 의무휴업을 앞두고 신선식품 재고분을 줄이기 위해 할인율을 높이는 등 판매 촉진책을 썼는데, 이제는 배송으로 일부 물량을 돌릴 수 있어 무리한 할인에 나설 필요가 없게 됐다는 의미다.

이 같은 변화는 궁극적으로 소비자 혜택이 늘어날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마트의 구매력이 커져 가격협상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마트의 구매력 강화를 지렛대 삼아 소비자 입장에선 더 싼 값에 신선식품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라 고객 편의가 좋아졌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서대문구에 위치한 한 전통시장. 뉴스1 제공

대형유통마트, 이미 온라인 분야에 진출해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정부는 규제완화 이유에 대해 유통환경이 온라인 중심으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기 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기존의 대형유통마트도 온라인 쇼핑을 겸영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즉 그 나물에 그 밥이란 얘기다.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온라인 유통분야 역시 이미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대기업들 모두 진출해 있다"며 "유통대기업들이 대형마트도 하고, 백화점도 하고, 편의점도 하고, 복합쇼핑몰도 하고, 온라인쇼핑몰하고, 홈쇼핑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유통환경은 대기업에게 심각하게 기울어져 있다"며 "그런데 여기에 뭐가 부족해서 대형마트 영업제한시간과 의무휴업일까지 온라인 영업을 허용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