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 직원 3명·책임감리자 1명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안전보건확보의무 불이행…건물구조 사전조사도 안 해
지난 223일 오전 10시10분쯤 붕괴사고가 발생한 제주대 학교 기숙사 철거 현장. 이날 사고로 50대 굴삭기 기사 A씨가 건물 잔해에 깔려 현장에서 숨졌다.2022.2.23/뉴스1 ⓒ News1 홍수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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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지난 2월 제주대학교 생활관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굴뚝 붕괴사고로 작업 중이던 굴착기 기사가 사망한 것과 관련해 원청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제주지방검찰청 형사2부는 30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 혐의로 A사 대표이사,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A사 현장소장 등 A사 직원 3명과 책임감리자 1명을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A사에 대해서는 양벌규정을 적용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23일 제주대학교 생활관 공사현장에서는 원청인 A사로부터 해체공사를 하도급받은 B사 대표가 굴착기로 높이 약 12m의 굴뚝을 파쇄하던 중 무너진 상부 콘크리트 구조물에 매몰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철근 콘크리트로 구성된 전·측면을 먼저 철거해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한 후면의 치장벽돌이 상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붕괴된 것이 그 원인이었다.
지난 2월23일 발생한 제주대학교 생활관 공사현장 사망사건 관련 원·하청 관계도(제주지방검찰청 제공).ⓒ 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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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A사와 A사 대표이사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5가지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하청 종사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봤다.
해당 의무는 △목표와 경영방침 설정 △유해·위험 요인 등 확인·개선 절차 마련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 업무수행 평가기준 마련 △종사자 의견 청취 절차 마련 △중대산업재해 매뉴얼 마련이다.
검찰은 나머지 피고인 4명의 경우 건물구조에 대한 사전 조사를 하지 않아 작업 계획서에 굴뚝을 누락하고, 그 사실을 알면서도 안전성 평가나 안전 담당자 배치 없이 굴뚝 해체작업을 방치한 과실이 있다고 봤다.
그동안 제주경찰청,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제주산재예방지도팀과 협력하며 수사를 벌여 온 검찰은 최근 피고인들이 유족과 원만히 합의한 점을 고려해 피고인들을 모두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앞으로 원청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충실히 이행해 종사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도록 중대재해처벌법의 입법 취지를 존중하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공판 업무를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mro12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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