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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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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미륵사지 ‘사리장엄구’ 국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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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사리장엄구, 백제 공예품의 정수”

경향신문

익산 미륵사지 서탑 보수정비사업 중 발견된 사리장엄구‘ 금동사리외호(왼쪽)와 금제 사리내호 모습. |문화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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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시대 공예품의 정수인 전북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가 국가지정문화재 국보로 27일 지정됐다.

사리장엄구는 사리를 불탑에 안치할 때 사용하는 용기나 함께 봉안되는 공양물이다.

이날 국보로 지정된 사리장엄구는 2009년 1월 14일 익산 미륵사지 서탑 보수정비사업 중 발견된 것으로 심주석(心柱石·탑 구조의 중심을 이루는 기둥)의 사리공(舍利孔·불탑 안에 사리를 넣을 크기로 뚫은 구멍)에서 나온 유물이다.

사리장엄구는 백제 무왕 40년인 639년 절대연대를 기록한 금제 사리봉영기(金製 舍利奉迎記)와 금동사리외호(金銅舍利外壺), 금제 사리내호(金製 舍利內壺), 각종 구슬과 공양품을 담았던 청동합(靑銅合) 등 총 9점으로 구성됐다.

금제 사리봉영기는 백제 왕후[좌평(佐平) 사택적덕(沙宅積德)의 딸]가 재물을 시주해 가람을 세우고 기해년(己亥年, 639)에 사리를 봉안해 왕실의 안녕을 기원한다는 내용이 기록됐다.

‘삼국유사’ 내용을 일부 부정하는 등 미륵사 창건사를 구체화하고 미륵사지 석탑 조성 연대와 주체에 대한 역사적 사실이 밝혀졌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유물이다.

사리내·외호는 그릇 표면의 연판문과 당초문 등이 생동감 넘치게 표현되었고, 몸체의 허리 부분을 돌려 여닫는 독창적인 구조로 기형(器形)의 안정성과 함께 세련된 멋이 한껏 돋보인다.

사리장엄구 중 청동합은 구리와 주석 성분의 합금으로 크기가 각기 다른 6점으로 구성돼 있으며, 하나에는 ‘상부달솔목근(上卩達率目近)’이라는 명문이 새겨져 있어 시주자의 신분과 공양품의 품목까지 알 수 있다. 또 각종 공양물 넣어 봉안된 청동합들은 우리나라 유기 제작 역사의 기원을 밝혀 줄 중요한 자료이다.

익산 미륵사지 서탑 출토 사리장엄구는 백제 왕실에서 발원하여 제작한 것으로 석탑 사리공에서 백제 무왕 40년인 639년 봉안 당시 모습 그대로 발굴돼 고대 동아시아 사리장엄 연구에 절대적 기준이 된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이번 미륵사지 석탑 사리장엄구 국보 승격으로 백제왕도 익산의 위상이 재조명되고 있어 감격스럽고 문화재청, 국립익산박물관과 더불어 잘 보존하여 후대에 전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창효 선임기자 c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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