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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웹 망원경 발사 1년…인류, 우주 향한 ‘새로운 눈’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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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지구에서 7600광년 떨어진 ‘용골자리 대성운’의 모습. 성운 너머의 별들을 적외선 관측에 특화된 제임스 웹 망원경이 다수 잡아냈다. NAS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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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 우주망원경이 찍은 ‘용골자리 대성운’. 제임스 웹 망원경이 찍은 사진에 비해 성운 너머로 보이는 별의 개수가 적다. NAS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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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 크리스마스에 발사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뛰어난 관측 성과를 보이면서 과학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먼 거리에 떨어진 천체를 정밀하게 촬영하는 것은 물론 태양계 밖 행성의 자세한 대기 조성까지 알아낼 수 있게 되면서 외계 생명체 발견에 한 걸음 다가가게 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스페이스닷컴 등 외신은 발사된 지 1년이 된 제임스 웹 망원경이 과학계에서 “모든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전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제임스 웹 망원경을 크리스마스였던 지난해 25일 프랑스령 기아나 유럽우주센터에서 아리안 5호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의 가장 큰 특징은 적외선을 집중적으로 감지해 천체를 관측한다는 점이다. 적외선 영역에서 우주를 보면 장거리 천체 관측에 유리하다. 멀리서 지구에 날아드는 빛일수록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적외선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반면 1990년 발사된 ‘골동품’인 허블 우주망원경은 가시광선을 주로 잡아내고 보조적으로 적외선과 자외선 영역을 볼 수 있다. 장거리 관측 능력에서 제임스 웹 망원경이 앞선다는 얘기다.

게다가 적외선을 집중적으로 감지하면 일종의 ‘투시경’을 망원경 렌즈에 씌운 효과를 낼 수 있다. 성운 같은 우주에 떠 있는 뿌연 먼지를 투시해 별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리버풀 존 무어스대의 스티브 롱모어 연구원은 스페이스닷컴을 통해 “제임스 웹 망원경은 벽에 창문을 내 별을 바라보는 것 같은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NASA가 지난 7월13일 공개한, 지구에서 7600광년 떨어진 ‘용골자리 대성운’ 사진을 보면 이런 특징이 잘 나타난다. 적외선 관측에 특화된 제임스 웹 망원경이 찍은 사진에선 대성운 너머의 별들이 다수 보이지만, 허블 망원경이 찍은 사진에선 훨씬 적은 숫자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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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촬영된 해왕성 사진. 해왕성을 둘러싼 얇고 선명한 고리가 보인다. NAS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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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웹 망원경의 진가는 최근 해왕성 관측에서도 발휘됐다. 올 9월21일 NASA가 공개한 제임스 웹 망원경의 촬영 사진을 보면 해왕성의 고리가 매우 선명하게 찍혔다. 당시 촬영된 해왕성 사진에서는 밝고 좁은 고리 여러 개가 포착됐다. NASA는 “이전 다른 망원경이 찍은 사진에서 해왕성의 고리는 희미한 띠가 겨우 보이는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제임스 웹 망원경에서 가장 기대되는 일은 태양계 밖 외계 행성의 대기 조성을 분석하는 것이다. 외계 행성 대기가 어떤 기체로 이뤄졌는지를 알게 되면 생명체가 서식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별빛이 특정 외계 행성의 대기를 통과할 때 대기 안의 원자와 분자를 분석할 수 있는 장비가 제임스 웹 망원경에 탑재돼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이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이 지구에서 700광년 떨어진 ‘WASP-39b’라는 외계 행성의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이 지난달 23일 공개됐다. WASP-39b는 지구처럼 암석이 아니라 기체로 구성된 목성형 행성이어서 우리가 흔히 아는 유형의 생명체가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발견이라는 점에선 과학계에 이견이 없다.

앞으로 제임스 웹 망원경은 지구에서 40광년 떨어진 ‘트라피스트-1’ 행성계에 속한 7개 행성을 집중 관찰할 예정이다. 이 행성들은 지구처럼 딱딱한 암석으로 이뤄져 있다. 과학계는 이 가운데 최대 4개 행성이 중심 별에서 적당한 빛과 열이 전해지는 생명체 존재 가능 구역에 위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제임스 웹 망원경의 활약으로 향후 외계 행성에서 생명체가 확인된다면 과학뿐만 아니라 사회와 철학 분야 등에서도 적지 않은 파장이 일 수 있어 향후 이 망원경에 쏠리는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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